11년째 '박카스 아줌마' 연구한 이호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 인터뷰
이호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사회복지상담학과)는 파고다 일대의 박카스 아줌마 현상을 노인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만들어진 음성적인 성문화로 정의했다.
이 교수는 "노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성매매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2002년부터 박카스 아줌마를 연구한 이 교수는 "평생 전업주부로 살다가 뒤늦게 성매매 현장에 나온 분들도 적지 않다. 이런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오로지 가난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만약 지금처럼 박카스 아줌마 현상을 그저 종로3가만의 지엽적인 문제로 치부한다면 성병 등 보건의료학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노인의 경우 노화가 함께 진행돼 성병인지 노화인지 구분을 못하기 때문에 성병을 옮은 남성이 가정으로 돌아가 전염시킬 우려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호선 교수는
이호선 교수는 박카스 아줌마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 2008년 80여명의 박카스 아줌마들을 인터뷰했다. "너 굶어본 적 있느냐, 폐지 주워 본 적 있느냐." 인터뷰차 만난 여성들은 왜 성매매를 하느냐는 질문에 냉소했다고 한다. 실상은 경험해 보지도 않고 책상에서만 연구한다는 생각에 아차 싶었단다. 그 길로 며칠 동안 60대 여성을 따라 함께 폐지를 주워 손에 쥔 돈이 달랑 5200원. 그렇게 해서 얼굴을 튼 박카스 아줌마 10여명을 심층 인터뷰해서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을 발표했다. 올해 안에 3차 논문이 나올 예정이다.
1990년대 중반 인천의 집창촌에서 젊은 성매매 여성들을 인터뷰했던 이 교수는 이들과 박카스 아줌마의 차이점을 이렇게 말한다. "젊은 여성에게는 그런대로 희망이 있다. 박카스 아줌마들은 내일은 뭘 하겠다는 희망이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박카스 아줌마를 성매매 여성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보호하고 끄집어내야 할 존재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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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파고다]20<끝>-④지면을 필름삼아 펜을 렌즈 삼아 다큐 찍듯 썼죠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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