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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만원짜리 명품백 이런 걸로 만들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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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010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BIFTAS)' 산업용 섬유 전시회 가다

탄소섬유로 만든 산업용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왼쪽부터) 에르메스 가방, 벤츠 자동차 외관, 식탁·의자, 헬맷 등이 철과 가죽을 대신해 탄소섬유로 만들어지고 있다.

탄소섬유로 만든 산업용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왼쪽부터) 에르메스 가방, 벤츠 자동차 외관, 식탁·의자, 헬맷 등이 철과 가죽을 대신해 탄소섬유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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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명품 에르메스 가방이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다? 헬기·요트·자동차 본체와 머플러도 탄소섬유와 유리섬유로 만들 수 있다. 철과 알루미늄·가죽을 대신하는 섬유의 진화가 무게 경량화·기능성·디자인의 변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지난 14~16일 열린 '2010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BIFTAS)'에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슈퍼섬유로 만든 각종 산업용 제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에 선보인 산업용 슈퍼 섬유 제품들은 의류용 섬유보다 부가가치가 높아 국내 섬유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만의 명품백·가구, 상용화도 기대=16000불(약 1840만원)짜리 에르메스 명품백, 가구용 식탁·의자 세트가 약 2000만원, 산악용 자전거 2700만원. '딱 하나'라는 이름을 걸고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산업용 제품이 고가에 선보이고 있다.

일명 카본섬유라고 불리는 탄소섬유는 금속보다 25%정도 가볍고, 강도는 더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외관이 우수해 인테리어나 악세서리 제품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 도레이와 미쓰비시레이온, 데이진 등 3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의류용의 20배가 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박정우 리얼 카본 대표는 "탄소섬유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선진국에서 더 인기"라며 "지금은 탄소섬유로 만든 명품백·가구들이 '나만의' 제품이란 특징때문에 고가로 팔리고 있지만 향후 상용화되면 가격도 많이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꿈의 차로 불리는 페라리·람보르기니·벤츠 등이 이미 탄소섬유로 만든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현대자동차도 자동차 머플러와 일부 부품을 탄소섬유로 만들기 위해 효성·코오롱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한재섭 원신스카이텍 대표가 전시장에서 무인항공기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인 헬기는 탄소섬유로 외관을 만들어 기존 것보다 30% 경량화에 성공했다.

한재섭 원신스카이텍 대표가 전시장에서 무인항공기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인 헬기는 탄소섬유로 외관을 만들어 기존 것보다 30% 경량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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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품·헬기·요트에도 적용=아르모프가 내놓은 방탄복도 눈길을 끌고 있다. 탄소섬유를 사용해 무게를 줄이고 방탄 능력을 높인 방탄복은 기존의 방탄 능력에 방검(날카로운 칼을 막는 능력)을 더한 제품을 내놨다.

한주엽 아르모프 대표는 "탄소섬유로 만든 이 방탄복은 미군 것보다 무게가 20%정도 가볍고, 물에 젖어도 방탄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특성이 있다"며 "수명도 기존 방탄복보다 2배 오래가는 탄소섬유 방탄복이 가격은 좀 비싸지만 이미 러시아, 필리핀, 몽골, 중동, 남미 등과 계약을 할 정도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는 금속제품이지만 알고보면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헬기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최초로 무인항공기를 수출하는 원신스카이텍이 선보인 소형헬기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져 기존 헬기보다 30% 가볍다.

한재섭 원신스카이텍 대표는 "개발비용만 70억이 든 무인헬기는 항공촬영·농약살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프랑스, 러시아, 터키로 수출되고 있고 내년엔 12개국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며 "기존 무인항공기보다 30% 경량화된 덕에 기름이 덜 들고 그만큼 항공기에 필요한 기능을 장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동 FRP 산업이 보인 유리섬유로 만든 요트 외관과 돛대도 놀랍다. 광동FRP는 복합재료인 F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를 소재로 국내 최초로 요트 생산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2006년 요트에 대한 특별소비세 및 관련 세금인 39%가 면제되면서 요트시장도 활성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갑수 광동FRP산업 대표는 "알루미늄과 철로 만들어지는 요트가 유리섬유로 만들어지면서 경량화에 성공했다"며 "우리회사 요트가 이미 제주도 중문에서 관광용 요트로 이용되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향후 유리섬유 뿐 아니라 탄소섬유 등을 이용한 요트 변신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동양제강이 초고강도 섬유로 만든 선박용 로프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회사가 국산화에 성공한 초고분자 폴리에틸렌(UHMWPE)으로 만든 '미라클' 섬유는 기존 선박용 쇠줄보다 인장강도가 14배나 높으면서도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또 쇠가 아닌 섬유의 특성을 살려 선원들이 다루기도 쉬운 특징이 있다.

◆4대강 사용되는 '식생매트'도 섬유로=슈퍼섬유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이다.

대우인터네셔널이 선보인 옥수수로 만든 식생매트는 영남일대 4대강 공사 중 낙동강, 영산강에 사용되고 있다. 식생매트는 4대강 공사 후 자연적인 환경 조선을 위해 풀을 심을 때 땅의 지반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그물 모양의 매트다.

이 회사가 내놓은 식생매트는 풀이 뿌리는 내리고 지반에 자리를 잡는 기간인 6개월~1년이 지나면 자연분해돼 사라지는 친환경 제품이다.

탄소섬유는 도시 지하에 심어진 파이프관에도 이용된다. 철로 만들어진 파이프관은 50년이 지나면 녹이 슬어 자칫 녹슨물을 흘려보내기 마련인데, 탄소섬유 파이프관은 녹이 스는 단점이 없는 특징이 있다.

임대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자동차·석유화학 회사 등 메이저 회사가 생산업체에 요구하는 것이 슈퍼섬유이기 때문에 향후 슈퍼섬유의 시장은 밝다"며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슈퍼섬유 시장이 한참 늦은 편이기 때문에, 이를 따라잡기 위해 현재 정부와 지차체의 지원으로 전주탄소밸리가 형성돼 탄소섬유 개발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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