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날아든 '공습' 재난문자에 시민들 '화들짝'

경찰·소방 당국에 문의 잇달아
외국인 커뮤니티서도 '화들짝'

한밤중 북한이 살포한 전단(삐라)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재난 문자가 경기도 일부 지역에 발송돼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이 문자 내용에 영문으로 '공습(Air raid)'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일부 시민들의 오해가 깊어졌다.

28일 오후 11시 34분께 경기도 일부 지역에 발송된 재난 문자. 영문 표기에는 '공습'(Air raid)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8일 오후 11시34분께 경기도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 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경찰과 소방 당국에는 "재난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 사실이냐" "대피해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문의가 잇따랐다. 정작 대남전단을 실제로 봤다는 신고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재난 문자에 영어로 공습 예비경보(Air raid Preliminary warning)라고만 표기돼 불안감을 느꼈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누리꾼들은 "전쟁 난 줄 알았다" "외국인들은 더 놀랐겠다" "삐라로 공습경보까지 내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의 걱정대로 실제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는 "당황하지 말라. 전단과 관련한 경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에 다른 외국인 누리꾼들은 댓글로 "누가 선전 전단에 대한 경고를 '공습 예비 경고'로 번역하나" "'공습'이라는 단어를 보고 심장마비가 올 뻔했다" "다른 알람은 소리가 나지 않는데 왜 이 메시지는 이렇게 큰 경고음이 울리나" "경보 문자 시스템의 오용과 남용은 오히려 실제 상황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경기도 파주·동두천시 일대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지난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지역에 휴지장과 오물짝들을 살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때문에 이틀 만인 28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 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돼 군에서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전방 지역에서 풍선 10여개가 식별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고도에서 날다가 일부는 떨어졌고 나머지는 계속 비행했다고 알려졌다. 떨어진 일부 풍선에는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우나 어두운 색깔과 냄새 등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분변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봉투에 들어 매달려 있었다고 전해졌다. 합참은 "미상 물체 식별 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