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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미래]규제에 막혔던 고인물…'100년 플랜' 시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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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바라만 보던 한강…용산 품은 곳에서 변화 시작
'그레이트 한강'에 '리버시티'까지…'르네상스' 완성
용산국제업무지구 성공 필수…한강과 연계사업 집중
한강 대변화, 용산에서…첫 보행교와 곤돌라 설치

편집자주'금단의 땅'을 품고 있던 용산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 세기가 넘도록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던 용산미군기지는 국민 모두의 공간인 용산공원으로 탈바꿈했고 대통령실 이전으로 대한민국 권력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개발 계획도 본격 시작됐다.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 확대 요구도 이어진다. 서울 한복판, 남산과 한강을 잇는 한강 변 '금싸라기 땅'임에도 낙후된 주거지를 여전히 품고 있는 문제도 있다. 서울이 권력과 기업,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면 용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용산은 한국 도시의 현재이자 미래다.

과거 한강은 서울의 도시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반드시 보호해야 할 핵심 경관자산’으로만 유지돼 왔다. 전임 시장 당시에는 도심 난개발을 막기 위한 높이 규제의 명분으로 이용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섬인 세빛섬이 ‘유령섬’으로 방치됐던 것도 한강 변에 들어섰다는 이유가 컸다.


하지만 한강을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으로, 이제는 시민들의 눈이 아닌 품에 안겨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강을 ‘방치’가 아닌 ‘활용’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가 반영돼 있다. 전문가들이 지금을 100년 후 서울의 마스터플랜을 짜야 할 적기라고 분석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강 변을 둘러싸고 있는 규제는 사라졌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 노들예술섬 부활을 기반으로 한강 접근성은 크게 높아진다. 서울이 세계적 수변도시로 성장할 기회인 셈이다. 이제 한강은 100년 후 서울의 미래를 여는 열쇠다.


1980년대 후반 한강 둔치 전경.[사진출처=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1980년대 후반 한강 둔치 전경.[사진출처=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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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냐 활용이냐…35층 규제로 난개발 넘어 미개발 우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와 역사박물관 등이 보유한 자료를 살펴보면 한강의 이름은 본래 우리말의 큰 물줄기를 의미하는 ‘한가람’에서 유래됐다. ‘한’은 ‘크다, 넓다, 길다, 가득하다’는 의미이며, ‘가람’은 ‘크고 넓은 강’이라는 강의 옛 이름이다.


한강이 서울에 본격 편입된 것은 불과 6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1960년대 초까지 한강대교 인근 모래사장에서 사람들은 수영을 즐겼지만,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한강 수질은 나빠졌다. 한강이 지금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것은 준설, 하수관과 하수망 정비, 수중보 건설, 둔치 정비가 맞물린 ‘한강종합개발계획’이 추진된 1980년대다.

문제는 정비된 한강 변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을 마련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 이하로, 한강 수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층고를 제한했다.


규제가 적용되기 직전 혜택을 본 사업지들을 보면 차이는 극명하다. 지금도 한강 변 초고층 랜드마크로 꼽히는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가 대표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시장직에서 사퇴하기 전에 만들어져 강북 한강 변 스카이라인을 바꾼 대표적인 건물로 기록됐다. 부지 25% 이상을 기부채납하는 정비사업에 대해 최고 50층 건립을 허용했던 당시 건축심의 기준이 적용된 결과다.


박 전 시장은 초고층 건물이 일조권과 조망권을 독점하는 것을 막고 저층 건물이나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하지만 서울은 난개발이 아닌 미개발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비에 목마른 사업지의 경우 층수를 낮추는 대신 동수를 늘리는 방안을 택하기도 했다. 급기야 건폐율이 높아져 성냥갑 아파트로 회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한강변 일대 개발 예시도.[자료제공=서울시]

한강변 일대 개발 예시도.[자료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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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서 벗어난 한강…‘그레이트 한강’ 통한 스카이라인 대변화

17년 만에 오 시장이 새롭게 내놓은 한강 대변화의 예고는 규제를 걷어내 ‘함께 누리는 한강’을 만들겠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의 도시경쟁력 세계 5위 달성을 견인할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리버시티 종합계획’으로 2007년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최종판이다.


과거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여의도·뚝섬·반포·난지에 한강공원을 조성하고 달빛무지개분수, 여의샛강 생태공원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버전은 50여 개가 넘는 세부 사업으로 나눠 추진한다.


서울시는 가장 큰 차이로 ‘지천 르네상스’를 지목한다. 과거에는 한강 본류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투자했다면, 이번에는 332㎞ 지천 변을 한강과 똑같은 콘셉트로 바꾸겠다는 얘기다. 공원 정비,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와 같은 기존 정책을 유지 및 확대한 것은 물론 UAM(도심항공교통)이나 곤돌라, 대관람차 ‘서울링’ 조성과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원활한 추진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한강 변 핵심 거점에는 ‘도시혁신구역’을 적용하고 한강 변 대규모 도시계획시설도 복합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대 주거지는 재건축에 대한 도시계획 지원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35층 이하·한강 변 주동 15층 규제를 폐지해 스카이라인 다양화도 추진한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는 지하부터 지상, 공중에 이르기까지 공간 전체를 입체적으로 활용해 사업 부지면적(49.5만㎡) 100% 수준에 해당하는 녹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연계해 한강공원과 용산이 이어지는 보행축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공중 녹지(그린스퀘어) ▲순환형 녹지(그린 커브) ▲선형 녹지(그린코리더) 등 수직·수평 녹지를 폭넓게 확보, 용산공원~한강공원~노들섬으로 이어지는 녹지 보행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용산 등 한강 인근 도심 지역에 층고와 디자인 부문 인센티브를 파격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오 시장이 내놓은 ‘리버시티 종합계획’은 수변이 아닌 수상에 초점을 맞췄다. 총사업비 5501억원을 들여 물 위에는 호텔과 오피스를 짓고 한강 변에는 마리나 복합시설과 푸드존 등을 조성해 시민들의 한강 접근을 끌어내겠다는 게 골자다. 서울시는 해당 종합계획을 통해 연간 6445억원의 생산파급 효과, 연간 2811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등 연간 총 9256억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68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별도다.


오 시장은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통해 그동안 바라보는 데 그쳤던 한강의 물 위가 앞으로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전후(상단)와 수상레포츠센터 개발 조감도(하단 좌측) 및 잠수교 설계공모 당선작 이미지.[자료제공=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전후(상단)와 수상레포츠센터 개발 조감도(하단 좌측) 및 잠수교 설계공모 당선작 이미지.[자료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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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변화, 용산에서…첫 보행교와 곤돌라까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용산에서 시작한다.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795m 길이의 잠수교가 2026년이면 한강 최초의 보행교로 바뀐다. 미군이 있던 용산기지와 가까워 유사시 군 장비를 신속히 이동시키고 반포대교로 인해 상공에서 보이지 않도록 낮게 설계됐다.


이제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이라는 콘셉트로 새롭게 탄생한다. ‘잠수교 전면 보행화 기획디자인 국제공모’ 결과, 네덜란드 설계사인 ‘아치 미스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잠수교에는 위에 떠 있는 공중 보행다리(DECK)가 조성돼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 입체적인 관람이 가능해진다. 한강의 파노라마 전망도 연속적으로 제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멀리에서도 눈에 띄는 ‘핑크(분홍)’색의 강렬한 색상을 상징적으로 사용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넘치는 에너지를 주고받길 바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서울시가 잠수교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1차 지명작 5개팀으로부터 기술적 안전성이 확보된 디자인 안을 제출받아 심사한 결과다.


용산 등 한강 변 수변활동권역을 대상으로는 ‘곤돌라’ 설치 논의가 조심스레 진행 중이다. 이 역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일환으로 강남북 간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한 주요 거점과 관광명소를 잇겠다는 계획이다. 검토 과정에서는 일대 지상·지하 시설물은 물론 한강 교량과의 영향 여부도 판단한다. 현재 서울시가 중장기적으로 추진·논의 중인 한강 변 개발사업, 올림픽대로·강변북로 입체화 및 확장사업과의 영향도 살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시범사업지 2개소가 먼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성과 실용성 차원에서의 고민은 필요한 대목이다. 오 시장 역시 지난해 영국 런던을 방문할 당시 런던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 방문을 계기로 신중한 노선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어느 위치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경제성 등에서 큰 편차가 나기 때문에 조금 더 노선에 대해서 연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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