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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노인 살던 집 손봐 '자택돌봄', 시골노인 모여서 '함께돌봄'[시니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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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시골 노인, 도시 노인

도시 노인은 '시설과 자택' 두 방식 병행
서울 도심 폐교 부지에 노인복지주택 지어야
주택개조·식사제공하면 살던 아파트서 계속 거주 가능


시골 노인은 모여 살아야 돌봄 가능
주택·병원·복지센터 갖춘 '콤팩트 시티' 만들어야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장 인터뷰

지난달 3일 용인시 노인복지주택인 스프링카운티자이에서 입주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달 3일 용인시 노인복지주택인 스프링카운티자이에서 입주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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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은 ‘시골 노인이냐, 도시 노인이냐’로 나눌 수 있다. 시골과 도시는 땅값·물가·교통·의료 서비스는 물론 삶의 방식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지난 10일 만난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장은 "도시와 시골의 어르신들은 환경에 따라 각자에게 맞는 주거 형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도시 노인은 사람 수가 많다. 소규모 노인복지주택과 자택돌봄, 두 가지 주거 방식을 병행해 지원해야 한다. 시골 노인들은 드문드문 마을을 이뤄 떨어져 산다. 이들이 한꺼번에 모여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주택과 복지시설이 있어야 한다. 유 센터장은 "먼저 도시와 시골의 인구통계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장 센터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장 센터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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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과 도시의 노인 인구 구조가 어떻게 다른가.


▲서울과 가장 고령화율이 높은 경북을 비교해보자.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추계를 보면,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는 2050년에 서울시 인구의 23%로 181만8000명이 된다. 경북은 31.1%로 비중은 더 높지만 인구로는 70만3000명밖에 안 된다. 농촌 고령화가 심각하다고 하나 절대 인구만 보면 서울에 후기고령자가 훨씬 많다. 일본 서점에 가면 '도쿄가 돌봄으로 폭파된다'는 책이 있다. 도쿄의 이야기가 곧 서울의 이야기다. 도시 후기고령자가 워낙 많아지기 때문에 도시 노인들이 모두 시설에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 그렇다면 도시 노인들은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

▲땅값이 비싸서 시내 한복판에 노인복지주택을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심 외곽에 소규모로 지어서 중산층 노인들이 살 곳을 마련하는 게 방법이다. 식사와 간단한 의료서비스 같은 기능만 넣어서 가격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도쿄에도 대규모 노인복지주택은 없다. 빌라 한 동에 어르신 10~30명이 같이 사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저출산 탓에 서울 안에서도 문을 닫는 초·중·고등학교가 생겨나고 있다. 소규모 노인복지주택을 짓기에 폐교만큼 좋은 공간이 없다. 서울시가 나서서 노인복지주택을 짓는 민간 사업자에 폐교 부지를 제공해야 한다.



- 집에서 살아야 할 도시 노인도 많을 텐데.


▲그래서 주택 개조와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가 필수적이다. 도쿄에서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의사, 간호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집마다 돌아다니며 자택에 사는 노인들을 24시간 케어한다. 그게 일본식 '지역포괄케어'의 기본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만 봐도 귀성한 분들이 대다수지만, 다시 시골로 가는 걸 원하는 분은 많지 않다. 나이 들수록 더 큰 병원 가까이 살고 싶고, 문화생활도 하고 싶어하신다. 돌봄이 필요한 후기 고령자가 내 집에서 살려면 집 개조가 필수적이다.


도시노인 살던 집 손봐 '자택돌봄', 시골노인 모여서 '함께돌봄'[시니어하우스]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 노인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 노인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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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식으로 집을 바꿔야 하나.


▲'휠체어를 타고 살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어줘야 한다. 화장실과 밖을 드나드는 현관, 밥을 해 먹는 주방 개수대까지 고쳐야 할 곳이 세 군데다. 일본에서는 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이 주택 개조를 신청하면 국가가 비용을 대준다. 우리나라에도 집안 생활이 불편하지만 않다면 살던 집에서 지내려 하는 노인들이 많다. 후기고령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이런 주택 개조 시장성이 커질 거고, 전문 인테리어 업체들도 생겨날 거다. 집을 개조하고 밥해주는 식당만 있으면 원래 살던 아파트도 중산층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복지주택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



- 시골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농촌은 사람도 적고 인프라도 부족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모이는 게 중요하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노인주택을 짓고 근처에 병원과 복지관까지 세워야 한다. 시골 노인들이 한 생활권에 모여 살면서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후기고령자가 늘면 앞으로 돌봄 인력이 부족해질 거다. 최소한의 인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쓸 방안이다. 일본에서는 지방 소도시 중심부를 '콤팩트 시티'로 만들어서 시골에 흩어져 사는 노인들을 모이게 했다. 이곳에 의료·행정·교통시설을 집중 배치해서 한꺼번에 보살폈다. 우리도 이 방법을 따르자는 것이다.



-일본 사례를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도야마시라는 곳이 있다. 기차로 주변 지역을 연결해 '콤팩트 시티'가 됐다. 여기로 산간 지역에 흩어져 있던 어르신들을 모셔왔다. 외딴 산골에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는 요양보호사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시골 어르신들은 모여서 규모를 키워 함께 사는 게 방법이다. 그래야 사업성이 생겨서 민간 사업자들도 투자를 한다. 일본이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한 법체계와 지역 환경을 갖춘 곳이다. 지난 20년간 일본이 뭘 고민했고 어떻게 했는지 들여다보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가 준비할 게 보인다.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장 센터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통합돌봄연구센터장 센터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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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애정 센터장은? "어르신들 몸 상태만 봐도 어떻게 목욕을 시켜드려야 할지 한눈에 알 수 있다"는 유 센터장은 '목욕케어전문' 요양보호사이기도 하다. 20대 때 일본에서 지역복지 공부를 하며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 3년 동안 일본 요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30대 때 한국에 돌아와서도 3년을 요양원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어르신들의 생활을 제대로 알려면 현장경험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특별취재팀>



[20-1]시골 노인, 도시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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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강진형 기자 ayms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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