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950선 진입 가시권 반도체·2차전지·5G 등 성장 신산업에 투심 쏠려 '빚투'도 사상 최대…신용거래융자 9.5兆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코스닥이 20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950선을 넘보고 있다.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 코스피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형주 중심에서 중소형 성장주로 투심이 이동하며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오전 9시1분 코스닥은 전날보다 0.48% 오른 948.59를 기록했다. 2002년 3월25일 장중 964.6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종가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 더 큰 기록을 세웠다. 전날 944.30으로 마감하며 2000년 9월15일 종가 992.50 이후 약 2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261.19(10월27일, 종가 기준)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지 약 12년 만에 261.53% 상승했다. 이후 10년 뒤인 2018년 1월2일 812.45로 마감하며 10년 만에 800선을 회복했다. 이후 2년 만에 1000 고지를 넘보는 셈이다.
그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던 코스피에 집중됐던 투심이 코스닥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 연이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일을 제외하면 모두 상승마감했다. 같은 기간 등락을 거듭하며 2770 전후의 '박스권'에 진입한 코스피와 대조적이다. 특히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처음으로 하락 마감하기 시작한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3조113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1719억원을 순매수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 상대적으로 전통 산업보다는 새로운 성장 산업쪽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쪽으로 투심이 몰려 코스피와 키맞추기성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개별 종목 사이에서도 차별화되는 종목장세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을 앞두고 거래량 감소, 마지막주 예정된 배당락 등의 이슈로 연말까지 국내 증시는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빚을 내 주식을 투자하는 '빚투'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 잔고는 9조48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코스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9조7617억원보다 적지만, 16일 기준 코스피 시총이 약 1908조원으로 코스닥 시총373조원을 크게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의 빚투 비중이 훨씬 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