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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2차 차이나 쇼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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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부진, 수출확대로 메우는 정책
친환경 에너지시장 등 왜곡 우려
韓, 신흥시장 수출 다변화 매진해야

[논단]‘2차 차이나 쇼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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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한 지 23년이 지났다. 중국의 WTO 가입과 함께 우리나라는 크게 성장했고 대중(對中) 무역 흑자를 오랜 기간 누렸다. 지난해 중국이 무역적자(180억3600만달러) 상대국으로 바뀌었다.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전반적인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1~4월·43억달러)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중간재와 최종재에서 수입산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기계에서도 수입산 비중이 증가했다. 그중 상당수가 중국산이다. 대중 무역 적자가 구조적으로 굳어질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통한 중국산 경공업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전 세계가 여전히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사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비시장적이고 국가 주도적인 경제 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관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 관행이 교역 상대국의 노동자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 지원을 위해 막대한 금융 자원을 투입하는 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차 차이나 쇼크는 흔히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말한다.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값싼 제품이 세계 시장을 뒤덮은 시기다. 우리는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톡톡히 누렸다. 미국이 쇼크라 부르는 것은 중국으로 인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일자리가 없어져서다.


지난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방중을 마치고 CNBC와 인터뷰를 했다.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수출 분야에서 보조금 지급 방식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이 내수 부진을 수출 확대로 메워 자국 경제를 살리려는 정책을 펴면서 2차 차이나 쇼크가 몰려오고 있다고 미국은 분석한다. 전기차를 비롯한 값싼 중국산 친환경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 가격이 내려가고 미국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국 철강과 알루미늄처럼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과잉 생산이 글로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데 세계는 공감한다.


앨런의 방중 전인 올 1월 중국은 미국을 WTO에 제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으로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가 무너졌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IRA로 인해 중국과 다른 WTO 가입국의 상품을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IRA와 반도체지원법(CSA)으로 그나마 우리 기업은 반도체와 친환경 제품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미·중 갈등을 비롯해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 기업의 활로 모색은 미로를 헤맬 수 있다. 그럴수록 시장 다변화와 수출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경기를 떠나 고령화, 저출산으로 내수가 구조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그나마 증가하면서 우리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어쩌면 당분간은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정부가 추가로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시장 10개국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 그나마 해법이다. 지난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 3개 분야 협상이 타결된 것도 주효했다. 무역협정을 조속히 완결해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로의 면모를 확실히 다져야 할 것이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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