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는 EU
유럽연합(EU)은 1993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바탕으로 탄생한, 신자유주의의 산물이다. 1980년대 이후 전 세계를 휩쓴 신자유주의는 시장 강화와 정부 축소가 핵심이다. 세계화와 단일 시장은 EU의 성장 엔진이었고, 단일 통화와 EU 규제기관은 통합을 진전시켰다. 또 광범위한 외주화 체계는 EU가 스스로를 진보의 최전선에 선 특별한 공간으로 여기는 인식을 뒷받침했다. 중국이 제조를 맡고 미국이 방위를 부담하며 러시아가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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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기준
세계화 성패 '트럼프 입'아닌 '유라시아 손'에 달려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2026년 경제·사회 동향' 보고서에 숨겨진 데이터를 살펴보고자 한다. 2024년 전 세계 일자리의 약 15.3%는 해외 수요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 무역으로 인해 생겨난 일자리라는 뜻이다. 이 중 85%를 차지하는 80개 경제권의 일자리는 약 4억6500만개이다. 이 가운데 2억7800만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9600만개는 유럽에 분포해 있다. 무역 의존적 일자리의 80% 이상이 이 두 지역
美의회에 존재감 촉구한 연방대법원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은 의회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다. 이는 단순한 사법적 판단이 아니다. 과세 권한을 가진 입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지난해 백악관이 전례 없는 보호무역 정책을 강행할 때 입법부가 과세 권한을 넘겨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정책 혼란과 법적 충돌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20일 연방대법원의 '6대 3 판결'은 권력분립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中 초고속 성장, 그 이후 남은 외로움
중국 춘제 연휴기간 90억건이 넘는 대이동이 이뤄졌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례 인구 이동이다. 누군가에게 이 몇 주는 1년 중 가족과 함께 보내는 유일한 시간일 것이다. 많은 이들은 고향을 찾으며 낯선 도시에서 고군분투하며 느낀 고독을 잠시 내려놓을 것이다. 다만 이 순간을 온전하게 누릴 수 있는 이들은 경제적 여력이 있는, 운 좋은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2023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고독
아시아 부동산 공급제약은 '양날의 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는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 8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 그가 직면한 녹록지 않은 과제 중에서도 생활비 부담 문제는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도쿄와 다른 대도시들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우려가 증폭되자 그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선거 캠페인에서 이민 문제가 대두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지난해 도쿄 중심부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미국의 새로운 對中전략, 치명적 문제점
올해는 베네수엘라, 이란, 그린란드를 둘러싼 혼란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경쟁은 여전히 미국 외교의 핵심 과제이자 세계정세의 중심 갈등 요소로 남아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는 두 정상 간 진행될 올해 외교의 시작을 알렸다. 베이징, 워싱턴 및 기타 지역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으로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미·중 패권 경쟁, 제조 강국이 살아남는다
글로벌 무역 질서가 분열되고 국가 간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경제적 영향력의 척도는 이제 '금융 자본의 규모'에서 '실질적 생산력'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돈의 가치를 잘 매기는 '금융의 힘'보다는 혼돈 속에서도 물건을 직접 만들고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생산의 힘'이 중요해졌다. 권력의 핵심이 금융에서 생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금융이 생산을 앞지른 국가가 그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선거 앞둔 금리결정, 정책인가 정치인가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정치에서 거리를 둬야 한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자 지명을 앞두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하게 옹호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발언은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파월 본인은 과연 정치로부터 거리를 유지해 왔는가. 또 그 자리에 앉은 누구라도 정치와 완전히 선을 긋는 것이 가능한 일이며, 바람직한 일인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할 부담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
남미에서 북극까지…규칙 바꾸는 트럼프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행동, 그린란드에 대한 재차 높아진 관심과 이에 반대하는 국가들을 겨냥한 관세 위협, 그리고 쿠바·콜롬비아·멕시코에 관한 발언은 서로 동떨어져 보인다. 외교의 일부이자 법 집행의 일부이며, 정치적 쇼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한다. 많은 관찰자와 마찬가지로 필자도 이러한 정책의 논리가 무엇인지, 그 결과를 감내하며 살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기 위해 뉴스에 의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