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수익성 빨간불…경기침체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해운시황 지표이자 대표적 경기 선행지수로 꼽히는 벌크선운임지수(BDIㆍBaltic Dry Index)가 약 25년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벌크선 사업을 영위하는 해운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향후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최근 선박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철광석, 석탄 등 벌크선 수송물량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대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이 수입량을 줄이고 경기부양보다 내실강화에 몰두하는 영향도 크다. 호주 허리케인, 브라질 폭우 등 지역별 재해도 시황에 악재로 작용했다.
철광석, 석탄 등 건화물 운임시황을 나타내는 BDI는 1985년 첫 발표된 이후 1999년 11월부터 산정기준이 바뀌어 지금과 같은 방식이 확정됐다. 1985년 이후 최저치는 1986년 7월의 554포인트며 1999년 11월 이후로는 이날 기록한 662포인트다.
한 중소해운사 고위관계자는 "현 수준에서는 매일 적자폭만 커질 뿐"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중국이 철광석 수입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호황기에 발주한 선박이 시장에 치고 있어 큰 반등은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올해 벌크선 공급량이 전년 대비 12% 늘어나는 반면, 물동량 증가율은 5.1%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BDI가 대표적 경기 선행지수로 꼽힌다는 점이다. 철광석, 석탄 운송량에 큰 영향을 받는 BDI는 6개월~1년 후 제조업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중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칠 당시, BDI가 1만포인트 이상의 고점을 기록하고 제조업이 호황을 누렸다는 게 일례다. 최근의 BDI 하락세는 올 한해 글로벌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팩트인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999년 BDI 산정법이 바뀐 이후 최저점은 금융위기 직후 663포인트였는데, 결국 이 조차 깨졌다"며 "BDI 1000포인트선 이하는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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