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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드실만큼만 덜어가세요"…치솟는 물가로 한숨짓는 식당주인의 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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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외에도 오이·양배추·당근 등 가격급등…외식업체, 재료값 부담 커져
한 한식 프랜차이즈업체에서는 테이블마다 구비해놓은 김치통 옆에 '드실만큼만, 남김없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한 한식 프랜차이즈업체에서는 테이블마다 구비해놓은 김치통 옆에 '드실만큼만, 남김없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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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먹지 않는 반찬은 미리 말씀해주세요."

공덕동의 한 식당주인은 반찬 4~5가지를 들고 나와 손님 식탁에 올려놓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치, 햄, 시금치나물, 멸치, 콩나물 등이 나왔지만 이들 반찬 중 먹지않겠다며 도로 물리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이곳 주인은 "남기면 쓰레기가 되니까 아까워서 먹지 않을 거면 미리 말해달라는 거였는데 대부분 다 먹겠다고 해놓고 먹지 않아 결국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식재료값이 올라서 점점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먹지 않을 반찬은 미리 빼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치솟는 물가에 식당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메뉴판에서는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는 빼거나 계란찜 등 서비스로 내줬던 것들은 다른 메뉴로 대체하고 있지만, 계란 외 오이, 당근, 무, 양배추 등의 채소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이달 첫주까지 거래된 다다기오이(10개)는 9329원으로 전주보다 11.8% 올랐다. 풋고추(100g)도 일주일 새 5.8% 오른 1179원에 거래됐다.
다다기오이의 경우 추운 날씨에 따른 시설 난방비 등 재배비용 상승과 일조량 감소 등으로 생육이 부진해 물량감소로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풋고추는 주 출하지인 경남(진주 밀양) 지방 재배 면적이 전년보다 14% 축소돼 공급량 감소로 가격이 오름세다.

당근 가격도 오름세다. 당근가격은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 141%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생육기 태풍으로 겨울당근 주산지인 제주지방의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부진으로 출하량이 줄어 이달 둘째주에도 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 양배추와 무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9일 기준 양배추 1포기는 전년대비 130.4% 오른 5496원에, 양배추 10kg은 231.7% 오른 1만3600원에 거래됐다.

이렇게 채솟값마저 빠르게 오르고 있다 보니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비용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한 한식 프랜차이즈업체에서는 테이블마다 구비해놓은 김치통 옆에 '드실만큼만, 남김없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김치를 더 달라는 요청이 많기 때문에 아예 손님들이 먹기 편하게 테이블마다 김치를 구비해놨지만, 필요 이상으로 김치를 집고서는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이 업체는 배추, 무의 물량부족과 가격폭등이 매우 심각하다며 가격이 예년에 비해 배추는 3배, 무는 2배 이상 오르고 있으며 구매 물량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안내문을 통해 호소했다. 이어 가격폭등 속에서도 가격동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김치 등의 반찬을 절약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한 소비자는 "물가가 워낙 치솟고 있어 식당업체들의 어려움도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면서 "먹을만큼만 남김없이 소비해달라는 문구를 보니 무리하게 반찬을 꺼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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