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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아베 "위안부 조속타결 협의",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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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한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 :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한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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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조속한 시일 내 타결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나름의 필요에 의해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야 하는 두 정상이 만들어낸 모호한 합의 문구가 실질적이며 근본적인 위안부 문제 해결로 이어질 것인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한일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온 박 대통령에게 아베 총리가 일종의 '출구'를 만들어준 것일 뿐이란 해석부터,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에 밀려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의 원칙에 굴복한 것이라는 상당히 결이 다른 결론까지 분석 가능 범위가 지나치게 넓기 때문이다.
타결 시기에 대해선 '연내'라는 비공식적 구속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일 오후 브리핑에서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아베 총리 역시 회담 후 일본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50주년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최대한 빨리 타결에 이르기 위한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상의 성격상 종료시점을 규정하기 어렵지만, '연내'라는 목표점을 두고 협상에 속도를 낸다는 원칙을 공유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타결'의 내용과 수준을 어디에 맞출 것인가에 대해선 찍은 방점이 달라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 문제가 양국의 미래 세대에게 더 이상 장애물로 작용하면 안 된다'는 원론적 동기를 댄 반면 박 대통령은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일단 협상은 최고위 정상 수준이 아닌 당국자 간 실무협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이날 회담에 참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현재의 대화 체계 내에서 협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일본 측에 요구하고 있는,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원칙'이라고 천명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조치'는 일본 정부 차원의 사과와 보상이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힘으로써, 이 원칙이 유효함을 내비쳤다. 보다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 일본대사관의 피해자 면담 및 사과 ▲일본 정부 예산을 통한 피해자 보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회담에 참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회담 후에도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인도적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으며, 향후 한국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보상의 문제와 인도적 조치를 분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명확히 표시한 박 대통령은 향후 협상이 어떤 방식으로 종료되든 최소한 미국 동맹국이 우려하는 한국의 중국경사론을 불식시키는 단기적 실익은 확보했다. 동시에 위안부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원칙 훼손'이라는 한국 내부의 비판을 누그러뜨릴 명분도 찾았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도 완고한 박 대통령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으며, 한중일 3국 협력체계를 복원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대내외적 평가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점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각자의 정치ㆍ실리적 입장을 고려한 절묘한 절충안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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