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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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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과 이에 반대하는 우리 정부가 치열한 물밑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유네스코의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등재 '보류(refer)'를 권고했다.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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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은 일본 니가타(新潟)현 동해상의 사도가섬(佐渡島·사도가시마)에 위치한 일본 최대의 금광이다. 광맥이 동서 3000m, 남북 600m, 심도 800m에 이르러 과거 에도시대(1603~1868년)부터 폐광 때까지 금 78t, 은 2330t을 생산했다. 에도막부의 든든한 재정 원천이었던 사도광산은 1918년 소유권이 미쓰비시광업으로 넘어간 뒤 조선인 노동자 1000여명이 강제 동원돼 노역하기도 했다. 히로세 데이조 일본 후쿠오카대 명예교수가 공개한 자료에선 약 2000명의 조선인이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추산됐다. 사도광산은 태평양 전쟁 발발 직후인 1942년부터는 구리와 철, 아연 등 전쟁물자 확보하는 데 주로 이용됐다.

현재 광산 부지에 남아있는 광산 갱도, 채굴시설, 선광 제련시설 등은 중요 문화재 사적이자 근대산업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1601년 개발 시작부터 1989년 폐광까지 약 400년에 걸친 광산개발 운영과 생산기술 시스템의 변천 과정이 현장에 잘 보존돼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2010년부터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리려는 준비를 해왔다.


당초 일본은 조선인 강제노역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서에서 대상 기간을 에도시대로 한정했다. 이 기간 세계 곳곳의 광산에서 기계화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사도광산에선 전통적인 수공업으로 세계 최대급, 최고 품질의 금을 생산했다는 가치를 강조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그동안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코모스 역시 이번 보류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에도시대와 이후의 광산 개발 시기가 공간적으로 겹치는 점을 고려할 때, 광산 개발의 해설·전시는 에도시대에만 국한할 수 없다"며 "다양한 시기의 광산 개발과 그 역사적 맥락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보장하기 위해 에도시대 이후의 시기도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코모스의 권고 배경에는 앞서 일본이 2015년 '군함도'로 알려진 또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 하시마(端島) 탄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유네스코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군함도 등재 당시 "본인의 의사에 반(反)하는 한국인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내용을 전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수년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20년 개관한 전시관에선 강제 노역을 부정하는 증언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코모스의 권고는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단계로 나뉘며, 보류는 추가 자료 제출 등 설명을 요구한다.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도광산의 최종 등재 여부는 다음 달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위원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위원국으로 참여한다. 21개 위원국 중 기권국을 제외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표결로 등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론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게 관례다. 지난해의 경우 보류 권고를 받은 문화유산들이 결국 모두 등재된 바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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