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처로 의심받고 있는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사내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사돈이다.
고급승용차 페라리, 마세리티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FMK(Forza Motors Korea Corporation)는 24일 페라리 청담 전시장에서 세계 랭킹 1위 박인비 선수와 후원 협약식을 체결하고 4억원대 플래그십 GT차량인 FF(Ferrari Four)를 전달했다. 이 행사는 박 선수의 최근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 등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이날 FMK 대표이사인 이 회장은 불참했다.
FMK 관계자는 "전시장 오픈 때와 마찬가지로 공동대표인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투자했던 국내 페라리 딜러가 부도를 내자 아예 딜러권을 인수했을 만큼 평소 페라리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VVIP 고객들의 차량 출고식을 직접 주관하고 친필 서명이 담긴 축하메시지, 최고급 와인을 선물하는 등 FMK 내 페라리와 관련된 크고 작은 업무들을 직접 챙겨왔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는 지난 2009년부터 다나 에스테이트의 대출 서류에 재만씨의 한자 서명이 있다는 점과 와이너리 매입 자금 중 1700만 달러(197억원)의 출처가 불분명한 것을 들어 매입비용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고 주장해왔다.
또한 이 회장은 1995년 장녀 윤혜씨와 재만씨의 결혼 축의금으로 160억원 규모의 채권을 건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채권 경로를 추적한 결과, 114억원의 실소유주가 전두환 씨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법원은 "국채는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라는 이 회장의 주장을 수용해 53억9000만원을 과세하고 돌려주는 데 그쳤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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