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버지가 남긴 유언장의 의미
고(故) 조석래 효성 효성 close 증권정보 004800 KOSPI 현재가 202,500 전일대비 13,500 등락률 -6.25% 거래량 40,321 전일가 216,000 2026.05.19 13:41 기준 관련기사 KB국민은행, 효성에프엠에스와 소상공인 포용금융 실천 업무협약 최대 4배 투자금으로 기회 살려볼까? 금리는 연 5%대로 부담 없이 조현준 효성 회장 지난해 보수 151억원 명예회장의 유언이 공개되자 재계의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신의 마지막을 앞두고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 화목하길 바라는 아버지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반세기 효성그룹을 일군 ‘재계의 큰 별’이었던 그 역시 별수 없는 아버지였다.
조 명예회장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 주요 계열사 주식 등 유류분(직계비속 상속재산의 50%)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유지를 남겼다. 상속을 두고 형제끼리 또다시 법정에서 마주하는 일은 벌어지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조 명예회장이 떠난 이후에도 효성의 형제간 불화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유언장에 대한 짧은 입장문을 통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법률적 검토를 시사한 것은 아직도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애를 강조한 아버지의 유언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이를 반박하며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들의 마지막 도리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효성가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조 전 부사장이 재산 분할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받는 강요미수 혐의는 그의 형제가 고발을 취하하더라도, 검찰의 공소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조 전 부사장이 이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을까.
조 전 부사장은 10년 전인 2014년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주요 임원 등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아버지와 형이 실형을 받았고 가족의 비극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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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동생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형제의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야겠지만, 작은 형이 문제를 푸는 과정은 옳지 않았다"며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10년 후 아버지 유언을 다시 곱씹어본다면 조 전 부사장은 여전히 그가 옳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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