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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대학생 이한열의 죽음과 8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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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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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 왜 착했냐? 한아~"

1987년 그 무덥던 여름. 자식의 주검 앞에서 이한열군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그렇게 절규했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그냥 넘기지 못한 자식의 선(善)함이 자식의 죽음을 낳았다고 어머니는 생각하신 듯 했습니다.
한편으로 그분의 절규는 이 땅의 착하지 못한 모든 것들에 대한 원망처럼 들려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오늘은 1987년 시위 도중에 경찰이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고 부상당한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 이한열군이 한 달가까이 병원에서 버티다 결국 숨을 거둔 날입니다. 불과 22세의 나이에 피지도 못한 꽃이 지고 만 것입니다.

한열군이 최루탄을 맞아 쓰러진 그해 6월 9일. 그날은 불과 채 한 달도 전인 5월 18일 서울대 박종철군이 경찰의 고문으로 죽었다는 진상이 밝혀진 뒤였습니다. 그래서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를 열기로 한 하루 전날 이었습니다.
'호헌 철폐'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무시하고 간접선거를 규정한 헌 법을 유지하겠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4.13 호헌 조치'의 폐지를 의미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시위에 지친 경찰도 화가 나 있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찰의 최루탄은 규정상 공중을 겨냥해 발사하게 돼 있었으나 수평으로 쏜 것이죠.

박종철군의 사망에 이어 이한열군이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했고, 결국 6월 29일 당시 민주정의당 대표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 수용을 발표합니다. 이른바 6.29 선언입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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