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바빠 움직였다.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역을 방문, 귀성인사에 나섰다. 당 정책위도 소속 의원들에게 ▲대학등록금 인하 ▲추가감세 철회 ▲비정규직 종합대책 등 민생정책을 담은 홍보물을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하고 본격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서울 마포갑을 지역구의 강승규 의원은 "안철수 바람이 과대포장됐다는 우려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준 것"이라며 "정치권이 민의를 파악하고 쇄신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을을 지역구로 둔 정두언 의원은 "민심은 노무현 대통령 말기와 다를 바 없다"고 고백했다. 또 안철수 신드롬과 관련, "오래전부터 대세론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가 정말 크게 자성하고 혁신을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서구를 지역구로 둔 유기준 의원은 "PK(부산·경남)는 동남권신공항 무산과 저축은행 비리 사태로 민심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지역구에서는 물가를 잡아달라는 하소연이 많다"고 소개했다. 또 "대기업은 수출로 괜찮은데 중소기업과 서민만 힘들다며 고환율을 유지해온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며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여당이 너무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부자감세 등 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복지정책을 강화해 서민정당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책위는 추석을 맞아 소속 의원들에게 'MB 정부의 말말말, 그리고 모순과 허구성'이라는 홍보책자를 배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안철수 신드롬에 대한 여론의 흐름에도 주목했다. 호남의 한 의원은 "젋은세대를 제외하고는 안 교수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다"면서도 "수도권에서 내려온 30~40대 자녀들이 추석 밥상에서 안 교수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안철수 돌풍은 기존 정치인을 교체하고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 민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지역까지 폭발력을 갖고 있을지 의문이지만 추석을 기점으로 영향력이 확대된다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세대교체론이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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