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북핵 위협의 심각성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한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해 언제든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 비핵화 없이는 민족의 통일과 공영은커녕 생존조차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북한은 그것을 거론조차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거나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 일시적인 남북 간 대화와 교류에 들뜰 수 없는 이유다.
일단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도부터 냉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세를 과시하고 비핵화 의제를 망각하게 만들며, 남한 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평화 이미지를 선전하려 한다. 미국 공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려고 올림픽에 참가한 것이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참가한 것은 아니다.
북한이 수백 명의 응원단을 보내 공연하려는 것이나, 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2월8일을 건군절로 변경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만 봐도 순수한 의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유엔 경제제재를 회피하거나 남남갈등과 한미동맹 균열을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제안을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미국과 함께 '최대 압박'을 가중시킴은 물론이고, 군사적 옵션에도 적극 참가하겠다는 뜻을 통보해야할 것이다. 비핵화 이외 주제로 남북대화를 계속하는 것은 북한만 유리하게 만들 뿐이다.
미리부터 정부와 군은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행동방향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심해둬야 한다. 북한은 이번에 조성된 대화분위기를 중단하지 않음으로써 핵보유국 지위의 기정사실화, 한미동맹 균열, 핵미사일 고도화 시간 획득 등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채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북한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비핵화 협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북한의 평화공세가 한미동맹에 균열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할 경우 효과적인 억제 및 방어책은 미국의 확장억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남북 간 진전되는 제반사항을 미국과 공유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협의해야한다. 올림픽 기간에 중단한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연습'을 더욱 성과 있게 실시함으로써 한미동맹의 공고성도 과시해야한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장으로 나온다면, 그것은 한국의 선의에 감사해서가 아니라 강력한 경제제재로 곤궁에 처하거나 한미 양국의 군사적 옵션이 두려워서일 것이다. 온건(穩健)이 없는 강경(强硬)도 문제지만, 강경 없는 온건은 오로지 위태로울 뿐이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꼭 봐야할 주요뉴스
"돈 써라" 국가가 나섰다…'우르르' 역대급 출국행...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