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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 비핵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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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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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북 간 대화와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필두로 공동 입장하고, 여자하키는 단일팀을 구성한다. 또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한 선수가 함께 훈련하고 북한과 조총련의 대규모 응원단이 남쪽으로 내려온다. 북한의 고압적인 언행에 마음이 상한 적도 있지만 어쨌든 평창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북핵 위협의 심각성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북한은 수소폭탄을 포함한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해 언제든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 비핵화 없이는 민족의 통일과 공영은커녕 생존조차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북한은 그것을 거론조차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거나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 일시적인 남북 간 대화와 교류에 들뜰 수 없는 이유다.
국민의 대다수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평화공세임을 잘 안다. 그렇더라도 이를 수용해야 이번 올림픽의 성공이 보장된다. 북한이 불참해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로 올림픽을 방해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우리는 이를 감안해 북한 평화공세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할 따름이다.

일단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도부터 냉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세를 과시하고 비핵화 의제를 망각하게 만들며, 남한 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평화 이미지를 선전하려 한다. 미국 공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려고 올림픽에 참가한 것이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참가한 것은 아니다.

북한이 수백 명의 응원단을 보내 공연하려는 것이나, 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2월8일을 건군절로 변경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만 봐도 순수한 의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유엔 경제제재를 회피하거나 남남갈등과 한미동맹 균열을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평화공세를 역이용해 한국은 올림픽 도중이나 직후 북한에게 비핵화 논의를 위한 고위당국자 회담 일정을 확정할 것을 단호하게 요구해야 한다. 북한도 평화이미지를 유지하려면 무조건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ICBM을 완성하기 이전에 비핵화의 물꼬를 트지 못하면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거나 한국이 북한에게 굴종해야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의 제안을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미국과 함께 '최대 압박'을 가중시킴은 물론이고, 군사적 옵션에도 적극 참가하겠다는 뜻을 통보해야할 것이다. 비핵화 이외 주제로 남북대화를 계속하는 것은 북한만 유리하게 만들 뿐이다.

미리부터 정부와 군은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행동방향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심해둬야 한다. 북한은 이번에 조성된 대화분위기를 중단하지 않음으로써 핵보유국 지위의 기정사실화, 한미동맹 균열, 핵미사일 고도화 시간 획득 등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채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북한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비핵화 협상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북한의 평화공세가 한미동맹에 균열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할 경우 효과적인 억제 및 방어책은 미국의 확장억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남북 간 진전되는 제반사항을 미국과 공유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협의해야한다. 올림픽 기간에 중단한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연습'을 더욱 성과 있게 실시함으로써 한미동맹의 공고성도 과시해야한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장으로 나온다면, 그것은 한국의 선의에 감사해서가 아니라 강력한 경제제재로 곤궁에 처하거나 한미 양국의 군사적 옵션이 두려워서일 것이다. 온건(穩健)이 없는 강경(强硬)도 문제지만, 강경 없는 온건은 오로지 위태로울 뿐이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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