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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역대급 엔저가 일본에 가져다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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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역대급 엔저가 일본에 가져다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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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의 1분기 실적에서 일본을 제외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6% 감소한 반면 일본에서의 매출은 32% 급증해 이목이 쏠렸다. 특히 명품 ‘큰손’인 중국 고객의 해외 지출 상당수가 일본에서 이뤄졌다.


사실 이는 놀라울 일도 아니다. 엔화 약세가 주요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세계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는 올해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해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일 간 큰 금리 차이에 따른 엔화 가치 급락은 해외 관광객의 소비력을 높여 일본 관광 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일본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도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소매 및 호텔 부동산 부문 투자 활동은 2020~2022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상회했다. 이는 아시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드문 사례다. 이에 대해 MSCI의 벤자민 차우 아시아 부동산 연구 책임자는 "일본의 인구 감소, (고금리에)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은 시기 등 악재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300만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였다. 이는 직전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한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월12일 보고서에서 인바운드 관광(외국인 국내 관광)이 가장 빠르게 회복된 아시아 시장은 일본, 베트남과 같이 현지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일본에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지만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은 명품과 고부가가치 문화 체험에 힘입어 2019년보다 50% 증가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쿄의 샤넬 클래식 핸드백은 면세 할인 후 뉴욕보다 1423달러 더 저렴하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JLL에 따르면 일본 도쿄의 주요 소매 중심지인 긴자와 오모테산도는 지난해 4분기 평균 1층 임대료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외 관광객의 극적인 급증으로 큰 혜택을 받았다. 일본의 호텔 부문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호텔 부문 거래량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수준보다 40% 높았다. 이와 함께 이 분야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른 주요국 호텔 시장은 일본만큼 극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코스타에 따르면 올해 첫 3개월 동안 도쿄, 오사카, 교토의 평균 일일 요금은 2019년 동기 대비 미국 달러 기준으로 30~50% 더 비쌌고, 객실당 수익은 18~37% 더 높았다. 많은 호텔이 극심한 노동력 부족으로 투숙률이 여전히 현저히 낮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해외 관광 붐이 호텔 운영자로 하여금 일일 요금을 인상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든 것이다.


다만 엔저가 인바운드 관광 급증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팬데믹 이후 경제 재개가 다른 국가보다 늦었던 일본이었던 만큼 억눌린 해외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 둘째, 일본은 주로 관광에 의존한다. 엔화 약세는 일본인 여행자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고, 그 결과 더 많은 숙박 시설이 소매업과 호텔 부문에 더 큰 활력을 제공했다. 셋째, 정치적 안정, 성숙하고 상대적으로 투명한 시장, 그리고 중국에 대한 심리가 악화됐을 때 일본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게 된다.


즉 엔화 약세는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매력을 높여준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매업과 호텔업의 강력한 실적은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되고 있는 일본에 대한 인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엔화 폭락이 일본 정책 입안자들의 골칫거리이고, 과잉 관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일본 통화의 하락은 아시아의 관광 산업 회복을 가속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소매업과 호텔업에서는 환율이 중요하다.


니콜라스 스피로 로레사 어드바이저리 파트너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Falling yen is great for 2 sectors in Japan’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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