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알리 고향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종일 알리를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어 정오께 알리의 아홉 자녀와 그의 부인 로니, 전 부인 두 명 등 유족과 친척들이 참여한 비공개 가족 행사로 하관식이 진행됐다. 알리는 루이빌의 케이브 힐 공동묘지에 묻혔다. 묘비에는 고인의 신앙이던 이슬람의 전통에 따라 '알리'라는 소박한 비명이 새겨졌다.
하관식 후 오후에는 루이빌의 'KFC 염! 센터'에서 공개 추도식이 진행됐다. 공개 추도식에는 약 1만5000명이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딸 말리아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해 알리의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대통령 선임고문인 발레리 재릿이 오바마의 편지를 대독했다.
오바마는 편지에서 알리 덕택에 자신도 언젠가 대통령이 될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갖게 됐다면서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 그 자체였다. 자신만만하고 반항적이고 개척적이었고, 절대로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항상 운을 시험해 볼 각오가 돼 있었다. 그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 자유들, 즉 종교, 발언, 정신이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사(弔辭)에서 "신앙인으로서 고인은 파킨슨병 같은 것이 닥치는 등 삶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하지만, 자유로웠던 그는 삶에 다양한 선택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바로 그가 한 선택들이 오늘날 우리 모두를 이곳에 있게 했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인 9일에는 알리가 데뷔 초기 시합을 뛰었던 루이빌의 프리덤 홀 아레나에서 추모 예배가 진행됐다.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은 "미국에서 이슬람이 보편화되는데 있어 알리는 어떤 이슬람 지도자보다 더 많은 역할을 했다"며 "알리의 죽음으로 우리는 더 큰 외로움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잭슨 목사는 또 "삶을 살면서 인종 차별 등의 시련에 부딪혔을 때 알리는 오로지 큰 마음과 진실한 영혼으로만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왔다는 칼리드 사마드씨는 CNN과 인터뷰에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한 유대인 남성이 무슬림 남성을 껴안아주는 것을 봤다"며 감동을 표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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