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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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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멘집들 지난해 63곳 도산
고물가에 저수익, 인건비·투자비 증가 사중고
라멘의 마지노선 900엔도 무너져
1000엔의 벽 무너지면 망한다 공멸

일본 라멘집 자료사진으로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출처=픽사베이]

일본 라멘집 자료사진으로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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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국민 음식인 라멘(우리말 라면)이 위기다. 지난해에만 63곳의 라멘집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살아남은 라멘집들은 사중고(四重苦)를 겪으면서 버티고 있다. 일본 라멘 업계의 마지노선은 900엔인데 이마저도 1000엔으로 위협받고 있다. 라멘 가격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짜장면, 김밥, 라면에 대한 마지노선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 900엔(약 8000원)의 마지노선이 지금은 1000엔(약 9000원)으로 후퇴했지만 이마저도 지키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16일 일본 나고야의 주쿄테레비뉴스는 '지금 ‘라멘’은 대위기…잇단 라면집 도산, 멈추지 않는 ‘4중고’는?'이라는 제목의 내용을 보도했다. 사중고는 가격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게의 이익 감소와 고물가, 인건비 급등, 설비투자 등을 의미한다. 고물가의 직격탄은 우리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로 자영업자가 맡는다.

나고야에서 탄탄면을 비롯한 중국 쓰촨요리점을 운영 중인 한 곳은 탄탄면에 들어가는 참깨소스의 참깨 가격 상승에 힘들어하고 있다. 과거에 참깨는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아 1㎏에 920엔에 구입해왔다. 그런데 최근 1㎏당 130엔이 올랐고 추가로 100엔 즉 1㎏에 1150엔으로 오른다. 참깨 말고 다른 식재료도 오른 탓에 이곳의 탄탄면은 작년 겨울에 140엔 올린 990엔을 받고 있다. 업주는 "가능한 한 1000엔을 넘기고 싶지 않지만 다른 가게들도 1000엔 넘는 곳이 많다"면서 "어느 순간은 1000엔이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도쿄 상공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도에 도산한 라멘 가게는 63건으로 역대 최대다. 1978년 창업한 또 다른 라멘집의 간판메뉴는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라멘이다. 2년 전 600엔에서 650엔으로 올랐는데 다음날부터 700엔으로 오른다. 업주는 "차슈, 면, 재료 등 안 오른 것이 없다"면서도 물가 급등 외에도 인건비와 설비투자비 급등 등 두 가지를 추가로 꼽는다. 시급을 올려도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 업소는 아르바이트 시급을 작년 가을에 150엔 올려 1250엔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변수는 오는 7월부터 예정된 신권발매에 따른 설비투자비용이다. 일본은 식권을 판매하는 식권자판기가 보편화했는데 신권을 인식하는 신형 자판기를 구비해야 한다. 1대당 25만엔이 든다.


주쿄테레비뉴스는 "라멘 가게가 줄도산하는 상황에는 고물가와 인건비 급등, 설비투자 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라멘’에 관해서는 또 하나의 고민이 있다"면서 ‘1000엔의 벽’을 소개했다. 뉴스는 "라멘은 경쟁하는 점포가 많아 가까운 곳에서 가격을 비교하기 쉬운 장르이기 때문에 1000엔 이상으로 팔기 어렵다"면서 "1000엔의 벽은 사중고에 맞서는 점주들의 의지로 지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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