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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괴짜 CEO와 땅콩 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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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우주 여행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 "실종 여객기 승객과 승무원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 우리에게 이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최근 대형 사고를 당한 항공업계 두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한 문구다. 글은 남긴 이는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CEO이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 사진=블룸버그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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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의 첫 항공기 실종 사건과 최초의 유인 우주여행 사업 추진 중 발생한 우주선 폭발사고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파괴력을 지녔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싼 게 비지떡'이라는 통념을 받을 수 있는 순간에서도 두 사람은 끄떡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힘의 원천은 역시나 소통이다. 페르난데스 CEO는 인도네시아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항공기 실종 이후 즉각 SNS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장으로 즉시 달려갔다. 현장에서도 사고 가족을 위로하고 구조에 나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직원들을 다독였다.

지금의 그에게서는 잉글랜드 프로축구단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를 인수해 박지성을 영입한 후 손잡고 활짝 웃던 천진한 모습 대신 실종 승객과 승무원을 걱정하는 진중한 모습만이 부각되고 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 CEO

리처드 브랜슨 버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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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의 리처드 브랜슨 역시 영민한 대응으로 오히려 사업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는 기반으로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괴짜 경영자로 통하는 브랜슨은 사업 홍보를 위해 여장을 하고 옷을 벗던 이다. 사람들을 그를 가벼운 경영자로만 봐왔다.
그런데 우주선 폭발이라는 사건에서 그는 유능한 위기 관리자로 변신했다. 그는 신기루와 같은 우주 여행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상황을 반전시켰다.

싸늘해졌던 여론은 우주여행 개시를 위한 그의 의지에 오히려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자칫 사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위기는 그렇게 극복됐다. 그동안 신문지상에서 보여지던 좌충우돌하는 식의 엉뚱한 경영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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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기업의 모습은 어떠한가. 'KOREA'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누비는 대한항공은 '땅콩 리턴'으로 전 세계 언론의 조롱거리가 됐다. 일본에서는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비행기를 되돌리고 사무장을 내리게 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땅콩히메'라는 별명까지 지어줬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어진 불통은 더 심각하다. 변명으로 일관하다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기업, 재계, 사회, 국가 문제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으로 타올랐다.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시선을 담은 사진 한 장은 국민들에게 또 다른 불쾌감만을 남겼을 뿐이다.

162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보다 그저 비행기를 돌려 세웠을 뿐인 사건이 더 화제가 되는 시대다. 이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게 기업과 기업인의 숙명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평소 다소 낮게 보던 두 괴짜 CEO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할 듯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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