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로 아이 비추면 TV에 그대로 나타나
현실·가상 융합…교육 효과·몰입도 높아
'실제 모습→TV 속 재현' 1초 지연 발생
0.3초로 줄이기 위해 8개월 연구 개발
KT 관계자가 IPTV의 모션인식AR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스마트폰 앞에 있는 객체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기술로, KT가 IPTV에 최초로 구현했다. 기존의 TV 콘텐츠는 아이에게 일방적인 정보수용만을 요구한다. 반면 AR 콘텐츠는 아이가 직접 움직이고 그 모습이 TV 속에 구현되는 양방향 콘텐츠라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몰입도가 높다. <사진=KT>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인터넷TV(IPTV)는 통신사의 무선사업 정체를 상쇄시킬 효자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가입자는 물론 매출액도 꾸준한 상승세다. 여전한 블루오션인 IPTV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통신사들은 하나같이 '키즈콘텐츠'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키즈콘텐츠는 증강현실(AR)과 만나 킬러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이주철 KT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 비디오애널리틱스TF 팀장은 최근 AR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KT가 IPTV에 국내 최초 모션인식 AR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이 팀장은 주도적 역할을 했다.
모션인식 AR는 스마트폰 앞에 있는 객체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으로 아이를 비추면 그 모습이 TV에 나타난다. 이 화면에 3D 그래픽을 덧입혀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3D 캐릭터와 같이 체조를 할 수 있고, TV 속 단어 풍선을 온몸을 이용해 터뜨리면서 외국어 단어도 익힐 수 있다.
그렇게 1초와 8개월을 싸웠다. 2015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였다. 결국 0.7초를 단축시켜 지연시간을 0.3초로 줄였다. 이 팀장은 "0.3초는 소프트웨어(SW) 최적화로 달성할 수 있는 한계치였다"면서 "영상을 인코딩하고 전송하는 등 관련 기술은 모두 특허로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개발과정도 좌충우돌이었다. 몸으로 풍선 터뜨리기 게임을 테스트하는데, 아이들이 쉽게 지쳐했고 곧잘 흥미를 잃었다. 풍선 이동속도가 아이 기준에 너무 빨랐던 것이다. 개발자와 실제 사용자 간 태생적 눈높이가 빚어낸 에피소드다. 게임 진행 속도를 절반으로 낮췄고, 그제야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었다.
KT가 지난해 12월 AR를 IPTV로 가져온 후, 이제 AR는 트렌드가 됐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7일 IPTV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키즈콘텐츠 강화를 위해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를 탑재했다. 아이 얼굴에 동화 속 캐릭터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아이가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는 서비스다. 역시 AR 기술이 활용됐다. LG유플러스는 1일 유아용 IPTV 서비스 'U+tv 아이들나라 2.0'을 공개했다. AR 놀이플랫폼 '생생 체험학습' 등이 담겼다. AR 기술을 이용해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을 TV 화면에 덧입히는 방식이다.
키즈콘텐츠시장에서 AR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5G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이 팀장은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해상도 텍스처와 정밀한 움직임의 3D 모델링이 필요하다"면서 "3D 모델은 2D에 비해 용량이 수십 배에 달하므로, 초고속ㆍ초저지연의 5G를 통해 실감나는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 통신 3사의 IPTV 매출은 작년보다 22.4%, 전 분기보다 7.4% 늘어난 8819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분기당 매출 1조원, 연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사망률 40%' 청소하러 들어간 성인 남성 5명, 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