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2015년 문재인과 2017년 안철수'
대선 패배 직후 정계에 복귀하며 온갖 비판 속에서도 당대표에 올랐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당내 갈등을 겪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은 행보를 밟고 있다.
2015년 12월12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안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 안 대표의 자택을 방문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을 40여분이나 밖에서 기다리게 만들었고 악수만 나눴을 뿐이었다. 불과 이틀 뒤 안 대표의 탈당 선언으로 둘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2년이 지난 11일 안 대표는 전북도의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등 돌린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택한 호남행이었다. 그러나 회의 시작 전부터 안 대표를 반대하는 당원들과 지지하는 당원들 사이에 거센 신경전이 벌어졌다.
반대파는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 원인이 호남 중진 분란 때문이라는 안 대표의 주장은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라며 안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박 의원은 안 대표의 지지파로부터 계란을 맞아야만 했다. 안 대표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통합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는 “바른정당은 영남당이 아닌 수도권 정당”이라며 “박근혜 탄핵을 찬성하고 두 번에 걸쳐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면서 반(反)한국당의 노선을 분명히 했다”며 바른정당을 엄호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의당은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들어섰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통합 반대 의원들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분당 선언을 꺼내들지는 않았지만 내홍은 극에 달하고 있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모임인 평화개혁연대는 13일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19일 전북, 27일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구체적 해법을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평화개혁연대 관계자는 “안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포함해 촛불혁명 이후 평화개혁세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지역의 의견을 폭넓게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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