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다음 달 진행될 예정인 PT를 통해 각 입찰 참여 기업들의 면세점 운영 역량과 주요 전략을 최종 평가할 방침이다. 대기업 입찰자의 경우 공개된 내용이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아, 업계는 PT 준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탁구공 뽑기를 통해 정한 순서에 따라 첫 발표는 신세계DF다. 성영목 신세계DF 대표는 1979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입사,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증권 경영기획팀에서도 일했다. 2004년 호텔신라 재직당시 면세점 사업을 맡으며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면세점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을 PT에서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통 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심사위원들의 답변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어 현대DF가 PT를 진행한다. 이동호 현대DF 대표는 '기획통'으로 잘 알려져있다. 1984년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해 현대백화점 경영기획실 경영기획팀장, 기획조정본부 기획 및 재경담당 이사, 호텔현대 대표이사 상무, 기획조정본부 부사장 등을 지낸만큼 매사에 꼼꼼한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치밀한 PT 준비로 심사위원들을 설득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의 경우 이번 PT에 나설 것으로 확실시 된다. 지난 1일 입찰제안서 제출 때에도 논현동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을 직접 방문해 7개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특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1978년 한화기계(현 한화테크엠)으로 입사한 정통 한화맨이며, 올초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첫 미션이나 다름없는 '시내 면세점 입찰'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유의 적극성과 의욕으로 PT에 앞장서 입찰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도 에너지, M&C, 네트웍스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SK맨'이자 호텔ㆍ면세업 전문가다. 지난 1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워커힐 사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ㆍ면세사업을 강화시킨 장본인이다. 각 계열사들의 역량과 중지를 모아 '면세점 3.0' 모델을 이끄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신년회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 자신을 강하게 하는 데 있어 쉼이 있어서는 안 된다)'을 기치로 내세우는 등 평소 추진력이 강한 스타일이다. 이번 PT에서도 화통한 어법과 자신감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PT에 사실상 가장 유리한 것은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다. 지난해 4월 대표자리에 오른 그는 33년간 롯데 유통의 역사를 함께한 '롯데맨'이며, 현 업계 1위의 수장이다. 게다가 지난 2월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전에서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나란히 직접 발표를 진행한 바 있는 유일한 '경험자'이기도 하다. 내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직접 강연을 즐겨하는 만큼, 스피치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 발표를 진행하게 되는 HDC신라면세점에서는 양창훈 공동대표가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법인으로 도전하는 만큼 이부진 사장은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1984년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해 2001년까지 현대백화점에 재직하며 사업개발팀장, 전략기획실장, 유통연구소장을 거친 유통전문가다. 이동호 현대DF 대표와 현대그룹 입사 동기로 알려져, 이번 입찰전에서 조우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한편, PT 장소는 확정된 바는 없지만 정황상 대전 관세청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일에는 PT가 마무리 된 뒤 심사결과발표도 있을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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