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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스테그플레이션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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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초가 되어 지난달의 경제실적 통계가 속속 발표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여부에 관한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물가상승과 성장둔화의 동시진행이 재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3% 올라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평균 4.5% 오른 셈이고,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억제 목표인 평균 4%를 웃도는 수치다. 경제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 지난해 1분기 8.5%를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하여 그 뒤로는 지속적인 하락세다. 2분기에는 3.4%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여겨지는 4% 중반에 비해 1%포인트가량 낮았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전망이 더 어둡다는 것이다. 며칠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 지수'를 보면 지난달 중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환율상승 압력도 상당 기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의 '수출산업경기전망 지수'는 4분기에 89.8로 나와 2년6개월 만에 100 이하로 추락했다. 이는 수출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예고하는 것이다. 경제예측 기관마다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하는 마당에 성장의 기관차인 수출마저 힘을 잃고 있다.

고물가ㆍ저성장 추세가 이렇게 완연함에도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현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통화당국의 억제목표를 넘어서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지금의 경제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까지 오르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어야만 스태그플레이션인 것은 아니다. 지금의 고물가ㆍ저성장 추세만으로도 기업과 가계는 전반적으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됐다.

정부가 경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식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하다. 그런 인식 여부에 따라 경제정책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 섣부른 경기부양보다는 생산기반 강화, 고용 확대, 독과점 통제, 거품 제거 등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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