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김동기의 뷰포인트]중국경제의 뇌관, 지방융자기구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지방 도시화로 비약적 성장했지만
지난해 부채 66조 위안 ‘눈덩이’
중앙·지방정부 채무 합계액 육박
中국채 신용 전망 부정적 조정 이유
해결 못하면 日처럼 장기불황 가능성

김동기 '지정학의 힘' ‘달러의 힘’ 저자 겸 변호사

김동기 '지정학의 힘' ‘달러의 힘’ 저자 겸 변호사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해 12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중국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지방정부 산하 조직인 지방융자기구(地方融資平台)의 심각한 부채 문제를 들었다.

1994년 세제개혁으로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세수를 조정해 중앙정부 세수 비율이 대폭 인상됐다. 아울러 지방정부 차입 및 채무보증 등 채무부담행위는 제한됐다. 재원 부족에 시달리게 된 지방정부는 산하에 인프라 건설과 관련 자금조달을 위해 지방융자기구를 설립한다. 1998년 최초로 설립됐다. 지금은 약 1만2000개의 각종 지방융자기구가 활동한다.


토지사용권양도수입 등 부동산 관련 재원은 지방정부 수입이므로 지방정부는 토지개발에 강한 욕구를 갖게 됐다. 지방정부로부터 토지사용권을 이전받은 지방융자기구는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차입해 토지를 정비한 후 개발업자에게 사용권을 매각한다. 지방정부 토지사용권 매각은 2000년대 초부터 급증했다. 이때부터 수많은 개발 업체가 등장해 중국의 도시화는 급속히 진행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방융자기구는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중국 정부는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4조위안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고, 그 실행을 지방정부에 맡긴다. 지방정부는 지방융자기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중앙정부도 이를 묵인한다. 은행과 투자가는 지방융자기구의 채무는 지방정부의 암묵적 보증이 이뤄진 것으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제공했다. 그래서 지방융자기구의 부채는 지방정부의 숨겨진 채무라고 불렸고, 그 규모는 급속히 팽창했다. 2009년 신규은행 대출의 약 3분의 1을 지방융자기구가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융자기구는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문어발식 확장을 해 인프라와 무관한 사업도 하게 됐다.


중국 정부는 지방융자기구의 채무 문제를 주시하고 2014년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지방융자기구는 회사채를 발행하고 대출 외의 다른 금융기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2018년 전체 회사채 중 지방융자기구 발행 회사채가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방융자기구 발행 채권은 개인, 기업이 투자목적으로 보유하는 금융상품, 신탁상품, 그리고 공모-사모기금 및 보험회사 등이 주로 매입했다. 그 결과 지방융자기구의 리스크는 금융 시스템 전체로 확산하게 되었다.


2020년 상황이 돌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경제는 악화하고 지방재정도 어려워진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부동산융자규제를 강화해 부동산 관련 분야 전체가 큰 타격을 받는다.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 양도 수입과 세수도 줄어든다. 그러자 지방정부는 지방융자기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부채는 더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하면 2023년 지방융자기구의 채무는 66조위안으로 중앙정부 채무 30조위안과 지방정부 채무 40조위안의 합계액에 육박한다.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2027년에는 102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지방융자기구 채무를 지방정부 채무로 공식 인정하고 지방채를 발행해 차환하고, 중앙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지방정부에 지원하거나 은행에 대출만기 연장을 포함한 채무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방정부 재원의 구조적 부족을 해소하지 않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방융자기구는 지난 20년간 중국 발전을 위한 핵심 도구였으나 이제 큰 부담이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아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됐다.

김동기 '지정학의 힘' ‘달러의 힘’ 저자 겸 변호사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국내이슈

  •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해외이슈

  •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포토PICK

  •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