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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난 사람]사람을 연결하는 '휴먼커넥터'…핵심은 '기회'를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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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바이너척 저서 출간 등
출판·기획·사업가 종횡무진
사람과 사람 연결 가치 창출
의료 스타트업 새로운 도전

초등학생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오른 우태영은 고등학교 시절 짜릿한 성공의 경험을 맛봤다. 당시 애플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었던 필립 실러를 교내 강연 연사로 세웠던 것. 기숙학교 학생 비상연락망인 일명 ‘페이스북’에서 친구 아버지인 필립 실러 연락처를 보고 ‘아들 친구인데요’를 강조한 결과였다. 당시는 스티브 잡스 사망으로 온 세상의 관심이 애플에 쏠린 시기였기에, 반신반의했으나 필립 실러는 의외로 흔쾌히 응했다. 당시 100석 강의실을 차고 넘치게 메운 짜릿한 경험은 이후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는 삶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그의 제안에 앤더슨 쿠퍼 CNN 앵커, 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오준 UN 대사 등이 기꺼이 연단에 올랐다. 세계적인 마케터인 게리 바이너척의 저서 두 권을 처음으로 국내에 번역·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출판인, 기획자, 사업가 등으로 수식되지만, 결이 맞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휴먼 커넥터’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흘려보낸다. 그런 내용을 담은 ‘세상을 공부하다’의 우태영 저자에게 연결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삶에 관해 물었다.

우태영 [사진제공=저자]

우태영 [사진제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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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나. 스타트업을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2년 전 뉴욕에서 의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코로나 시기에 어느 기사를 봤는데 코로나 검사를 하고 4000달러(약 521만원)짜리 청구서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건 말이 안 되지 않나 싶었다. 사실 미국에서 20년가량 살았지만 병원은 비용이 겁나서 안 가는 곳이었다. 직장인 연봉을 공개하는 검색 사이트가 생긴 것처럼 병원도 의료비를 공개하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타이밍이 잘 맞아 2021년 1월 연방정부에서 병원 진료비를 공개하라는 법안이 통과됐다. 의무적으로 가격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 파도를 타고 기획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함께한 친구 2명과 함께 지난해 베타 런칭을 했고, 다음 달 새롭게 런칭할 예정이다. 수억원대 추가 투자도 진행 중이다.


-외향적 성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내향적이라고 책에 밝혔다. MBTI도 ‘I’라고.

▲올여름 한국에 왔을 때 지인 유튜버분들을 서른분가량 초대해서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했는데, 그때 내향적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인플루언서분들이 워낙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기가 빨려서 한쪽 테이블에 가서 벽에 기대어 쉬었다. 다수보다는 일대일 만남을 선호한다. 사람이 많으면 깊이 있는 교류가 어렵다. 100명이 모이는 파티에 가면 인사만 하다가 끝난다. 큰 행사도 참여하긴 하지만 소규모를 선호한다.

-거절이나 실패의 두려움이 크지는 않았나.

▲뭘 하든 ‘넘버게임(Number-Game)’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제가 몇 번의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뒤에는 훨씬 더 많은 실패가 있었다. 제안이 무시당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런 경험을 통해 ‘무조건’이라기보다 ‘안 되면 다른 길 찾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됐다. 백업이나 대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간절하게 하면 극적으로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안 되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럴 땐 ‘원하는 게 있으면 또 다른 방향으로 해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늘 말씀드리지만 전 기획 10년 출판 5년 총 15년을 해왔다. 이제 시작하시는 분들이 저와 단순 비교해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행력’을 강조했는데, 그 실행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사람들이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저는 사람은 항상 좋아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되고 안 되고는 해 봐야 안다. 제가 대학생 때는 실리콘밸리에서 UI(사용자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 전문가 몸값이 높았다. 방학 때 서울에 와서 학원에 등록했는데 못하겠더라. 그때 나는 디자인에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해 봐야 알 수 있다. 돈을 안 받더라도 관심이 가는 것, 자주 보는 유튜브, 눈 여겨 보는 사람들을 살피면서 ‘내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구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누구나 자신의 성향을 발견할 수 있고, 또 그걸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기꺼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 북토크에 우정출연하는 인플루언서도 많은데. 비결이 무엇인가.

▲상대방이 뭘 좋아하고 뭘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려 노력했다. 이를테면 카페에서 같이 차를 마시는데 상대가 유자민트차를 좋아했다면 기억했다가 집에서 먹기 좋은 티백을 선물하는 거다. 취향을 파악하고 능력 범위 안에서 제공하면서도 당장 돌려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언젠가는 돌아온다.(웃음) 학생 때는 ‘학생 신분’을 치트키로 이용했다. 학생이 ‘시간 좀 내주세요’라고 하면 거절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감사하게도 그걸 일찍 깨달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 힘썼다.

-어찌 보면 고등학생 시절 우연한 성공의 경험이 계기가 된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친구 아버지인 필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을 초청한 건 굉장한 경험이었다. 강연을 듣기 위해 100명이 넘게 줄 서 있는 걸 보니 굉장히 짜릿했다. 본래 의도는 자기소개서 이력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대학 졸업 후 MBA(경영학 석사)를 따고 금융계에 들어가려 했는데, 이력이 필요했다. 미국은 점수보다 왜 이 공부가 하고 싶은지를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근데 부모님과 떨어져 시골 학교에 혼자 있다 보니 경시대회에 참가하기도 어렵고 해서 직접 이력을 만들어 보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정말 행운이었다. 그때의 경험이 이후 큰 성취동기가 됐다.


-어릴 적부터 해외에서 생활했다. 그런 환경의 차이도 ‘실행력’에 영향을 미쳤을까.

▲당연히 다양한 환경에 노출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정보를 접하기가 쉬워졌다. 노트북과 핸드폰으로 세상을 접할 기회가 너무 많아졌다. 제가 외국의 이점을 얻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저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친구들이 다 저 같은 건 아니다. ‘마인드셋’이 중요하다. ‘저 사람은 저래서 저렇게 된 거야. 나는 안돼’와 ‘저 사람은 저런 환경이 있었구나,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의 차이가 크다.


-유명인 중에 ‘기버(대가 없이 베푸는 사람)’가 많다고 했다. 그들에게서 느낀 공통점 같은 게 있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하우 캔 아 헬프 유(How Can I Help You/어떻게 도와 드릴까요?)’다. 오래 알고 지낸 것도 아니다. 대개 첫인사 직후에 물어본다. 미국은 원체 이메일을 통한 사람 소개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기도 하고, 영향력 있는 분들일수록 ‘내가 보냈다고 얘기하면 잘 답해줄거에요’라고 한다. 그만큼 평판에 관한 자신감이 있더라. 그리고 본인들이 과거에 그런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 많았다. ‘나도 받았기에 기꺼이 준다’는 마인드였다. 물론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이 속한 모임이나 참가하는 행사에 가서 유대감을 쌓는 노력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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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좋은 뜻’으로 기꺼이 시간을 내준 분들이 많았다. 다만 의료 스타트업은 선의에 수익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야 할 텐데.

▲책임감이 커진 게 사실이다. 사람을 모으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 넘어 비즈니스를 키우고 동료와 머잖아 생길 직원들도 책임져야 하니까. 일상은 ‘기버’일지 몰라도 사업은 철저한 ‘기브&테이크(주고받기)’다. 비즈니스를 잘 키워야 다른 부분에서 기버로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강연과 출간으로 학생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기회를 주고, 비즈니스로는 병원 못 가서 아픈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독자들에게 당장 실천하길 권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선택권이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제한된 범위 안에서 베스트를 살아왔다면 그 범위를 넓히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저 나라에서는 저렇게도 사는구나, 저렇게도 돈을 버는구나, 세상에 관심 가지는 것만으로도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 폭이 넓어진다. 앎은 곧 기회의 선택권과 같다. ‘관심은 지식을 지식은 기회를’이란 말을 강조하고 싶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종이신문 보기를 권한다. 인터넷 기사는 ‘논란’ 경악‘ ’충격‘ 등의 단어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지만, 종이신문은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훑으면서 포털사이트였다면 넘어갔을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서점에 가서 누워있는 책만 보지 말고 서 있는 책을 보는 것도 낯선 세상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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