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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이어 금융회사까지…PF發 신용 악화 파고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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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부담 큰 저축은행·캐피탈사 신용도 줄하향
중견건설·부동산신탁사도 악화일로
부동산 경기 악화 장기화에 신용도 떨어지는 기업 확대

부동산 프로젝트(PF) 사업 부진으로 금융회사와 건설사의 신용도가 줄줄이 악화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PF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중소형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신용도가 추락하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실 증가→신용도 저하→조달 금리 상승→수익성 하락→신용도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의 초입에 있다는 진단이다.


부실 증가→신용도 저하→조달 금리 상승→수익성 하락→신용도 저하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대출·예수금 기준 국내 4위인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전체 대출 자산에서 PF(부동산금융)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관련 자산 부실화와 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다.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브릿지론+본PF) 잔액은 3월 말 기준 1조4776억원으로 총 여신의 27%를 차지한다. 이는 자기자본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본 PF로 전환되지 못한 브리지론 규모가 8350억원에 이른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오케이저축은행(BBB+)·오케이캐피탈(A-)·오케이홀딩스대부(BBB)·키움저축은행(A-)·오에스비저축은행(BBB) 등의 신용등급 전망도 같은 이유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오케이금융그룹 산하 3개 계열사는 모두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높아졌다. 오케이금융그룹 계열사의 PF 대출 규모는 총 2조3493억원으로 전체 규모가 상당히 큰 데다, 이 중 부실화 가능성이 큰 브리지론이 1조 348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07.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실은 증가하고 있지만, 유상증자로 당장의 신용도 악화를 방어하는 금융회사도 늘고 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올해 3월 PF 부실 대비와 중간 배당을 위해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투자캐피탈의 올해 3월 말 기준 조정순자본비율이 165.4%로 2017년(250.8%)에 비해 크게 저하됐고, 유상증자로 170%대로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중간배당으로 증자 자금의 상당액을 사용해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DGB캐피탈도 최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 완충력을 늘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들 금융회사에 대해 "부동산 경기 악화, 고금리 등으로 PF 대출 비중이 큰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과 신용도 저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유상증자로 건전성 및 신용도 하방 압력을 다소 완화할 수 있겠지만, 자산 구성을 고려했을 때 부실이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PF 규모에 따라, 금융지주사나 모회사 자금 지원 여부 등에 따라 신용도가 차별화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상당수 금융회사의 신용도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사 이어 금융회사까지…PF發 신용 악화 파고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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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한신공영 신용등급 한단계 하락

부동산 경기와 직결되는 건설사와 부동산 신탁회사 등도 신용도 하방 압력을 계속 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태영건설과 한신공영의 신용평가등급을 한 계단씩 하향 조정했다. 태영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과 단기 신용등급을 ‘A(부정적)/A2’에서 ‘A-(안정적)/A2-’로, 한신공영을 ‘BBB+(부정적)/A3’에서 ‘BBB(안정적)/A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일성건설은 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는 대신에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과 미착공 주택이 늘어나는 등 분양 사업 부진을 겪고 있다. 공사 원가와 금리 상승으로 비용 부담은 확대되고 지급보증 등의 신용보강을 제공했던 PF 사업장의 차입금을 자체적으로 부담하면서 재무 상황도 악화하는 추세다. 이번에 신용등급과 전망이 하향 조정된 건설사들은 운전자본 부담 확대로 차입금 비율 등의 레버리지 지표가 상승하는 등 재무구조가 저하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은 산업 환경이 악화하기 전부터 (TY홀딩스와의) 분할에 따른 자본 감소로 재무 부담이 과중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고, 한신공영 역시 수익성 하락 및 토지대 부담 등으로 지속적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돼왔다"라면서 "현재는 산업 전반의 원가 및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함에 따라 프로젝트 진행 시기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운전자본 부담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상황으로 자체적인 현금 창출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이 건설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건설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분양 사업 부진,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사의 실적 및 재무상황은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계속 나빠질 것"이라며 "건설 유관 기업들의 재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전망치 변경에 적절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확산에 신용도 연쇄 악화 우려

당장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조정되지 않았더라도 2금융권 전체적으로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PF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금융사와 건설사, 신탁사 등의 신용도가 연쇄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PF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하면서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PF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신용도가 악화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인 신용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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