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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 대공황·日도 장기침체…中 '유동성 함정' 계보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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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에 '유동성 함정'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기에는 시중에 돈을 퍼붓고 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아도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 등으로 자금이 흐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경제 성장률은 추락했고, 생산과 수출 위축은 갈수록 심각해졌다.

미국 악시오스는 "과거 대공황과 일본식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사례처럼 중국 경제가 금리 인하에도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는 유동성 함정이라는 거시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빅테크와 부동산에 대한 고강도 규제로 해외 자본이 빠르게 빠져나갔고,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봉쇄 조치가 이뤄지면서 심각한 소비 침체를 겪었다. 최대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심화하면서 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은 직격탄을 입었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터지면서 최근 1년6개월 간 역사적 침체가 이어졌다.


은행 대출도 쪼그라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의 4월 신규 대출은 7188억위안으로 3월(3조8900억달러)의 5분의 1 수준(19%)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 예상치(1조4000억위안)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 우대금리(LPR)를 10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0.1%포인트 하향한 것이다. LPR 1년 만기는 연 3.55%, 5년 만기는 연 4.20%로 낮아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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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는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적 충격파와 지정학적 위기 상황으로부터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라면서 "중국이 1980년대 시장경제로의 전환 이후 가장 큰 경제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평했다.


경기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자 돈풀기로 대출 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지만, 이같은 승부수가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는 연초보다 둔화하는 등 침체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중국의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무역, 투자는 모두 시장예상치를 밑돌았고, 청년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취업난은 가중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공격적인 성장세가 멈춰 설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에서 5.4%로 낮췄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등 월가 투자은행들도 나란히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5∼6.3%에서 5.1∼5.7%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2016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과거 3차례 통화정책 사례에 비춰보면 중국 정부가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수년간 경기 부양에 올인하면서 나랏빚이 크게 불어난 상황이라 과감한 재정 정책이 나오기 여의치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수년간 팬데믹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대한 돈풀기에 나서면서 정부 부채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국가 부채 증가로 과감한 재정 정책이 나오기도 쉽지 않은 만큼 중국 경제의 반등을 앞당길 해결책은 묘원하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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