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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도 못건져"…예스재팬·위스키 협공에 쪼그라든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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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매출 하락세
적자 허덕이는 기업 여럿
업계 "전성기 끝났다" 평가

수제 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지난해 여름 농심과 손잡고 ‘깡맥주 오리지널’과 ‘깡맥주 블랙’을 출시했다. 당시 국내 과자시장 안에서 유일하게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입지전적인 브랜드 ‘새우깡’을 모티브로 내놓은 상품이라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인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영업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대대적으로 펼친 광고 비용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이마트24 편의점에 국내 수제 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이마트24]

서울 시내 한 이마트24 편의점에 국내 수제 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이마트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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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을 중심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큰 인기를 끌어온 이색 수제 맥주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에 정착된 혼술 문화 속에서 소비자들의 주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일본 불매운동으로 주춤한 일본산 맥주 소비가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현상이다.

2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 맥주는 지난해부터 매출신장률이 크게 꺾였다. A편의점은 2020년 498.4%에 달했던 수제 맥주 매출신장률이 2021년 255.2%, 지난해 60.1%로 떨어졌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매출신장률이 4.9%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B편의점도 2020년 550%에 육박한 수제 맥주 매출신장률이 지난해 65%로 곤두박질쳤다. 올해도 10%에 불과한 매출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A·B 편의점과 더불어 편의점 3사로 꼽히는 C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0년 381.4%에 달한 수제 맥주 매출신장률은 2021년 234.1%에 이어 지난해 76.6%로 떨어졌다. 그나마 올해 편의점 3사 가운데 31.1%로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과거의 영광’은 뒤안길로 사라진 상태다.


반면 이 기간 일본 맥주는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A편의점 일본 맥주 매출신장률은 2020년 -93.9%에서 지난해 271.9%로 반등했다. 올해도 지난달 기준 290.1%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B편의점도 2020년 -90%였던 일본 맥주 매출신장률이 지난해 350%로 전환됐다. 올해는 3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편의점 역시 2020년 -95.3%를 보인 일본 맥주 매출신장률이 지난해 992.1%로 급상승했다. C편의점 측에서는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이란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특정 상품이 품귀 현상을 보이는 등 일본 맥주의 상승세가 향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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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위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사이 국내 수제 맥주 업체 여럿은 적자에 허덕이게 됐다. 실제로 한때 수제 맥주 시장 성장과 함께 두각을 나타냈던 제주맥주는 영업 손실이 나날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 6년간 누적 손실이 약 440억원에 달한다. 영업적자도 수제 맥주가 강세를 보이던 2020년 43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2021년 72억원, 지난해 116억원 등 눈덩이처럼 불었다.


업계에선 팬더믹 이후로도 지속되고 있는 혼술 문화 속에서 와인, 위스키, 하이볼 등 주류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수제 맥주의 설 자리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 맥주는 세금 혜택으로 2020년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됐고, 이후 업체들이 공장을 증설하는 등 우후죽순식으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전성기를 누렸다"라면서도 "엔더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외식 소비가 올라선 데다 코로나 기간 발달된 혼술 문화 맞춤 주류가 다양화되면서 수제 맥주 중 소비자 선택을 받을 제품은 사실상 거의 남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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