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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서민금융' 용어 만든 조성목…저축은행·카드 사태 해결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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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서민금융 실현 위해 내던진 진정한 전문가
서민금융 전문 조직 필요성 느끼며 직접 연구원 설립
금감원 재직 당시 저축은행 사태, 카드사 정보유출 해결…'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려
보이스피싱범 실제 목소리로 경각심 일으킨 '그놈목소리' 제작 히트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이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이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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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금융감독원 시절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을 해결하면서 금융권을 벌벌 떨게 했다. 업계에서 그는 ‘저승사자’로 통했다. 민간에 나온 지금은 당시의 일을 ‘나쁜 짓’이라고 표현하지만 “지난 일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업계와의 ‘불편한 관계’는 청산했으나 아직까지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고 고백했다.


1961년생인 그는 지금도 하루에 버스가 세 번만 다닌다는 충남 부여군의 한 마을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다. 중학교를 시골에서 마치고 충남 논산시의 강경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당시엔 “빨리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 가족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19살인 1979년 한국은행에 들어갔지만 그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1999년 금감원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을 맡으면서 우리나라 사채시장을 접했다. 당시 이자제한법이 폐지된 공간에선 살인적 고금리와 ‘장기포기 각서’가 횡행하고 있었다. 피해를 막을 제도 도입의 절실함을 느낀 그는 금감원에 사금융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1983년부터 시행된 대금업 제도와 시장을 조사했다. 2002년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제정에 일조했다.


2007년 제정된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은 온전히 그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그는 “휴면예금을 저신용 서민들에 대한 대출재원으로 활용하면 되겠다”는 점에 착안해 국회의원들에게 법제화를 제안했다. 이렇게 모인 휴면예금 재원이 현재 1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 돈은 정책 서민 금융상품(미소금융 등)의 시드머니가 됐다. 최근 법 개정을 통해 휴면 자기앞수표 발행대금 2000억원도 재원이 됐다. 그는 “금감원 중간간부가 ‘오지랖 넓다’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발로 뛴 결과이기에 보람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 원장을 세상에 알린 건 2011년 터진 저축은행 사태. 그에게 급격하게 덩치를 키워가던 저축은행의 속을 샅샅이 뒤지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그는 “어디부터 손 대야할지 막막했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전부 다 검사하기는 벅차고, 업무보고서가 허위인 곳이 많아 어디가 더 부실화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대상 선정조차 막막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회계사들을 ‘별동대’로 구성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100명의 회계사를 검사인력으로 충원하고 예금보험공사 60명, 금감원 내부인력 179명, 총 339명을 투입해 33개 부실저축은행을 퇴출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저축은행 오너, 대표이사, 임직원 등이 줄줄이 철창신세를 졌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이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이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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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때도 금감원의 부름을 받았다. ‘해결사’ 노릇을 다시 하라고 한 것. 당시 금융정보보안원(현 금융보안원)으로부터 유능한 보안담당자를 파견 받아 3개 카드사에 배치하고 검사를 실시해 3개월 만에 업무정지 조치했다.

금감원의 히트 상품 중 하나인 ‘그놈 목소리’(보이스피싱범의 실제 목소리)는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았다. 그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약력

▲1961년 충남 부여 출생

▲1979년 논산 강경상고 졸업

▲1979년 한국은행 입행

▲1999년 금감원 비제도금융조사팀장

▲2011년 금감원 저축은행 검사1국장

▲2014년 금감원 여신전문검사실 국장

▲2015년 금감원 선임국장

▲2016년 SK루브리컨츠 고문

▲2017년 서민금융연구원장

▲2018년 제2기 금융위원회 옴부즈만

▲2019년 한국FPSB 상근 부회장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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