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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커피·올리브유 가격 또 오른다…기후플레이션이 불러온 물가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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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초콜릿·빼빼로 가격 12% 인상
카카오 원산지 아프리카의 극한폭염 탓
생산량 급감하자 올해 가격 2배 치솟아
커피, 올리브도 기후인플레이션에 가격↑
“무더운 여름에 농업 파괴, 이번은 예고편”

초콜릿·커피·올리브유 가격 또 오른다…기후플레이션이 불러온 물가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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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물가 인상 압력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 현상으로 각종 농작물의 작황이 부진함에 따라 국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상기후가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 1일부터 자사 제품 17개의 가격을 평균 12% 올린다고 밝혔다. 가나초콜릿 권장소비자가격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빼빼로는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다. 애초 이달 1일부터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맞춰 인상 시기를 늦췄다.

가격 인상은 이상기후 때문이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는 세계 생산량의 60%가 서아프리카의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되는데, 지난 2월 이들 지역에 극심한 폭염이 강타했다. 특히 2월 11~15일에는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겼고 평균온도가 36도에 달했다. 기후연구단체 세계기상기여(WWA)에 따르면 100년에 한 번 일어나기도 어려운 폭염이지만 지구온난화로 10년에 한 번씩 폭염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서아프리카에는 최근 30년간 평균 강수량의 두 배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그러자 코코아 생산에 치명적인 ‘검은 꼬투리 병’이 돌기 시작했다. 검은 꼬투리 병은 잎을 말려 죽이는 병으로 통상 덥고 습할수록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자 코코아 가격이 뛰어올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지난 2월29일 생산전망 자료를 내고 지난해와 올해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보다 10.9% 줄어든 449만9000t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망대로라면 코코아 공급 부족분은 7만4000t에서 37만4000t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3배 이상 올랐던 코코아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2배 넘게 올랐다. 지난달에는 ‘5월 인도 코코아 선물’ 가격이 t당 1만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에 농업 직격탄, 이번은 예고편”
말라붙은 스페인의 한 저수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말라붙은 스페인의 한 저수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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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먹거리에서도 기후변화→원산지 생산감소→국내 물가 인상의 방정식이 나타나고 있다. 올리브유의 경우 CJ제일제당 상품의 대형마트 3사 판매가격이 33.8% 올랐다. 백설 압착올리브유 900㎖는 1만98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500㎖ 제품은 1만21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인상했다. 샘표도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30% 이상 올렸다.


올리브의 주요 생산지는 스페인이다. 지난해부터 스페인을 포함한 지중해 일대는 폭풍과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에 직면해왔다. 특히 스페인 일부 지방은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물까지 부족해지자 비상사태가 내려지고 세차를 하거나 정원에 물을 주는 행위까지 금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고온을 잘 견디는 올리브마저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2022~2023년 올리브 생산량은 66만t으로 평균 생산량인 130만~150만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공급이 줄자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t당 1만88달러다. 지난해 1분기 5926달러와 비교하면 1.7배 높다.


세계적으로 소비량이 많은 커피도 기후플레이션을 비켜가지 못했다. 베트남의 로부스타 커피의 경우 런던 선물가격이 지난달 t당 4338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 최고가 2608달러와 비교하면 약 두 배다. 지난달 베트남의 가장 더운 달이 5월에서 4월로 바뀌었을 정도로 기록적인 고온 현상이 발생했고, 시장에서 커피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저가 커피로 이름을 알렸던 브랜드 더리터, 더벤티 등이 원부자재 비용 상승을 이유로 음료 가격을 400~500원 올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작황 부진과 물가 인상의 연결고리가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경제포럼(WWE)은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유럽, 미국, 아시아 등지의 여름이 유난히 덥고 건조한 탓에 많은 농작물의 수확량이 줄었다”면서 “기후 위기로 인해 폭염과 가뭄부터 폭풍과 홍수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날씨가 더욱 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여름이 농작물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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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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