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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은 없다④]중국인 인기 반짝하니 AI…치킨업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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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휩쓸고 다녔던 명동 치킨골목…120명씩 찾던 단체 여행객 실종
AI에 식재료값 인상까지 겹쳐 치킨자영업자 3중고


[황금알은 없다④]중국인 인기 반짝하니 AI…치킨업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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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치킨가게가 4~5개 쪼르르 들어선 명동의 '치킨골목'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사이에서 한국에 오면 꼭 가봐야할 명소 중 하나였다. 특히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인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bhc는 명동본점 메뉴판에 중국어로 표기하는 것은 물론 입구에 전지현 등신대를 비치하고, 중국어로 통역가능한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4층 건물을 통으로 쓰는 BBQ종로본점에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평소 요우커 4~5개 팀이 매장을 찾곤 했다. 팀당 최대 40명씩 앉아서 치킨을 시키는 통에 한 번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진땀 빼기 일쑤. 단체 관광객 120여명이 들어와 치킨 60마리를 시킨 적도 있다. 당시에는 이런 요우커 유입이 대수롭지 않을 정도로 흔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국을 찾는 요우커 수가 급감하면서 중국의 치킨수요 증가에 한때 매출 증대를 꾀했던 치킨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치킨업계는 지난해 4월, 중국의 아오란 그룹 임직원 6000명이 인천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서 벌인 치킨행사를 계기로 정체된 내수시장서 새로운 수요층을 찾은 듯했다.
실제로 아오란 그룹이 치킨행사를 벌인 이후 매출은 10%가량씩 증가했고, 국내 치킨업체가 만든 치킨캠프까지 요우커들의 수요가 높아졌다.

일례로 BBQ에서 국내에서 초·중·고등학생을 겨냥해 만든 체험 프로그램 'BBQ 치킨캠프'는 경기도 이천 BBQ치킨대학에서 진행하는 거라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인근에 위치한 프리미엄 아웃렛을 찾은 중국인들이 쇼핑 대신 이곳에서 치킨을 직접 만들어보느라 찾곤했다. 이에 일주일에 1번씩이었던 체험 프로그램 횟수를 요우커들 때문에 5~6번으로 늘리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은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중국, 홍콩 등 중화권으로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요우커들의 치킨광풍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양국간 관계가 경색되면서 지속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터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굽네치킨, 중화권 해외 매장 이미지

굽네치킨, 중화권 해외 매장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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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생 초기까지만해도 치킨 소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년간 AI 사태를 겪으면서 '익혀서 조리해 먹으면 괜찮다'는 지속적인 홍보와 학습효과 덕분이었다. 여기에 12월 연말이면 통상적으로 일년 중 치킨 매출이 가장 높은 기간이기 때문에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10%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AI사태가 장기화되고 설상가상 식용유 등 재료값까지 인상되면서부터다. 시장 포화 등으로 문닫는 치킨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업계 관계자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백모씨는 "가뜩이나 근처에 치킨집이 6개나 있어서 경쟁하기 힘든데 AI에 이어 재료값까지 치솟고 있다"며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치킨값이 비싸다고 하니 이러다가 문 닫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대두유값도 올라 2만5000원대에서 3만원대까지 올랐다"며 "온갖 식재료값 인상에 덩달아 매장에서 쓰는 마요네즈, 소스류까지 값이 다 올라 치킨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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