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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내라"…경영난에 복지 줄이는 조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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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1일부터 조·석식 밥값 받기로
현대重, 고정연장근로 폐지로 직원 월급 감소 현실화
'비상경영' 조선사, 자잘한 복지부터 수당 없애고 있어
근로자는 난색 "협의 없이 모든 혜택 줄이고 있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는 지난 1일부터 아침과 저녁 식사비를 1000원씩 받고 있다. 그동안 새벽 출근과 퇴근 이후 잔업을 하는 직영 및 협력사 근로자들을 위해 조·석식을 무상으로 제공해왔지만 원가 절감 차원에서 복지혜택을 줄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그간 근로자들에게 제공해 온 수당부터 각종 복리후생을 줄이고 있다. 극심한 경영난 속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근로자들의 불만과 반발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29일 오전 8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29일 오전 8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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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최근 직원들에게 "복리후생 운영을 축소 시행하고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측은 6일 임금협상을 요청하며 구체적인 축소 내용을 밝혔다.

일부 항목은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은 1일부터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했던 근무복 수량을 줄이기로 했다. 연간 2벌씩 지급됐던 근무복을 올해 동계복 지급 시점부터 연간 1벌씩 지급하는 것으로 줄인 것이다. 다만 용접사들에게 지급되는 면복은 기존대로 연 2벌씩 지급하기로 했다.
직원들에게 7%의 할인혜택을 줬던 사우매장 할인제도도 1일부로 폐지됐다. 이밖에 해외 인프라 견학과 주택조합 지원도 중단했다. 사원자녀 캠프 여행과 팀별 체육행사도 실시하지 않기로 했으며 하계휴양소 운영은 전면 폐지됐다. 무급 순환휴직, 학자금 지원 축소, 복지 포인트제도 폐지, 개인연금 회사지원 중단 등의 다수의 복리후생제도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각종 수당이 폐지되며 사실상 월급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말·휴일근무를 폐지했고 이달부터 고정연장근로도 폐지했다. 28년차 근로자를 기준으로 휴일근무 수당은 13만8000원 가량으로 한 달에 네차례 근무했다면 55만2000원이다. 여기에 회사측은 고정연장근로 폐지에 따라 평균 약 월 50만원의 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합하면 기존 보다 월 100만원 가량의 임금을 덜 받게 된다. 연간 1200만원의 임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한화오션 도 이달부터 임원과 사무직의 임금을 직급별로 10~30%씩 감축할 계획이다. 줄어든 임금은 8월부터 지급된다. 생산직은 연차를 활용해 1개월간 휴가를 가는 방식으로 임금을 축소하기로 했다.

사측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근로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직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통은 나누는게 맞지만 이미 합의한 복지혜택을 일방적으로 없애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자구안을 강행한다면 임금협상에 응할 수 없을 뿐 사측을 노사합의 불이행 고소·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노협 규정에 따라 에지나 및 익시스 해양프로젝트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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