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14일 각종 비리 의혹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 검찰 고발" 발표...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 '직격탄' 예상
우선 '입학 비리'의 불똥이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에게로 튈 전망이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하나고 측이 2011∼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에서 1차 서류와 2차 면접 전형이 끝난 후 일부 탈락자들의 점수를 높여 합격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3년간 매년 평균 30명씩 총 90명이 부정 합격했는데, 이중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전형이 13명이었다. 이 기간 동안 120명의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전형 합격자 중 10% 가량에서 '부정 합격'이 발견된 것이다. 나머지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16명, 일반 전형 69명 등이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기숙사 성비를 맞추기 위해 남학생을 더 뽑았다고 했지만, 여학생들도 일부 있어 해명을 무색하게 했다. 또 성적순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120등대에서도, 190등대에서도 합격자를 뽑는 등 명확한 기준ㆍ근거가 전혀 없었다.
김형남 시교육청 감사관은 "상식적으로 봤을 때 금품 수수나 부정 입학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서류상으로 학부모 직업 등에 대한 정보를 더 얻어내지 못했다"며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들에 대한 특혜 여부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통해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사 결과 새로 드러난 하나고-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출자 시설관리회사간 입찰 비리 의혹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감사에서 하나고측은 2010년 개교 후 최근까지 이 회사에 6년간 약 100억원대의 용역을 수의 계약으로 몰아줬다. 이 기간 하나고가 발주한 140억여원대의 용역 중 약 70%를 이 업체가 독차지했다. 국가계약법상 사립학교 수의계약은 추정가 5000만원 이하에만 할 수 있다는 조건을 어겼다.
이에 일단 시교육청은 국가계약법 위반 혐의만 확인한 상태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추가 비리가 나올 수 있어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혀 금품 수수 등이 더 불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검찰의 수사가 어느 선까지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회사는 '교원공제회'처럼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의 출자로 설립된 일종의 협동조합인데, 주로 하나고의 학교 시설 전반의 관리를 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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