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말레이시아···달러·원 환율 일시 급등할 수도"
이지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배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나 그 외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해 옴에 따라 통화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지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환차손 발생에 따른 외국인 투매 가능성, 수입물가 급등에 따른 급속한 인플레이션 진행 등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신흥국 외환 당국의 환율 방어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 개입 중단 이후 하락세를 재개한 말레이시아는 통화 가치 방어 실패에 따른 외환보유고 소진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책 불신까지 키웠고, 브라질 역시 무리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더욱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외환보유고 규모 대비 단기외채 과다로 상환능력이 의심되며 환율방어로 외환보유고 규모 자체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의 수출 비중(30%) 감안 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유 판매 수입 감소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 정치적 불안 등도 비우호적 요소다.
이 연구원은 “2010년 발효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공동기금(CMIM)이 IMF 대출과 연계 없이 60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보장해 줄 수 있으며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과의 직접 통화스와프 협약 체결로 추가 유동성 확보 가능성도 열려 있어 말레이시아가 외환 유동성 경색 상황을 맞더라도 외환위기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원화도 말레이시아발 아시아 통화 가치 하락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달러·원 환율이 단기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