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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슈]한미약품 분쟁의 시작점 된 유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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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상속분대로 분할, 분쟁 불씨로
오너家 경영권 분쟁에 요동치는 주가
상속세·주식담보대출에 '오버행' 우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왼쪽)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오른쪽) 모습.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왼쪽)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오른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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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상환 재원마련을 위한 지분매각을 둘러싸고 오너일가 내 분쟁이 지속되면서 주가 또한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2020년 고(故) 임성기 회장 별세 당시 지주사 지분 분할에 대한 유언장없이 법정상속분에 따른 균분상속이 이뤄진 것이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다. 오너일가 내 분쟁이 더 길어질경우, 지분매입에 나서려던 투자자들이 매입을 포기하거나 주가가 급락해 주식담보대출로 걸려있는 오너일가의 주식이 강제매각될 위험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언장 없이 법정상속분대로 지분 분할…母子 갈등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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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시초는 2020년 8월 임 회장의 별세로부터 시작된다. 그 이전까지 한미그룹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임 회장과 오너일가가 66.4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과 거리가 먼 탄탄한 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임 회장은 당시 2307만6985주(34.29%)의 압도적인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있었고 부인과 자녀, 일가친척들 모두 3% 내외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어 오너 일가 내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없었다.


그러나 임 회장이 별도의 유언장없이 별세하자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됐고, 지분이 특정 상속인에게 집중되지 못하고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임 회장의 자녀 3명에게 골고루 분배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법정상속분은 상속재산 분할시 배우자가 1.5, 자녀들은 동일하게 1의 비율을 적용받는다.

상속 직후 송 회장의 지분율은 11.65%,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대표는 8.92%, 둘째 임주현 부회장은 8.82%, 막내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8.41%를 보유하게 됐다. 송 회장과 자녀들의 지분차이가 상속 당시부터 크지 않았기 때문에 오너 일가 내 경영권 관련 이견차이가 발생했을 때 분쟁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가 된 것이다.


또한 준비없이 이뤄진 갑작스러운 상속 직후 막대한 상속세 부담이 겹치면서 상속 이후에도 오너일가 내부에서 지분을 특정인에게 몰아주는 지분정리도 어려웠다. 임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책정돼 상속세 최고세율을 적용받았고, 여기에 최대주주 승계시 적용되는 할증과세까지 있어 상속세율이 60%에 이르렀다. 이로인해 5400억원이 넘는 상속세가 발생하면서 송 회장과 자녀들은 모두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했다. 압도적인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1인이 부재한 상태가 4년째 이어진 것이다.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격화에 요동치는 주가…급등락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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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역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연초 주당 3만9200원이었던 주가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사장직에서 해임된 지난달 25일 4만3850원까지 뛰었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두 형제가 승리한 이후 이달 14일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에서 해임되면서 3만4050원으로 떨어졌다.


한미사이언스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의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초 주당 35만8000원에서 지난달 17일에는 29만7500원까지 빠졌다가 이달 14일에는 31만6500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1.8% 늘어난 4037억원,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766억원을 기록해 실적 기대감에 일부 반등할 수 있었다.

오너일가의 분쟁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 안정은 한동안 힘들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임시이사회를 열고 송 회장을 대표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히면서 모자간 갈등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4일 송 회장과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로 취임한다고 공시해 갈등이 봉합수순으로 가는 것으로 기대됐지만, 불과 40일만에 송 회장이 대표에서 해임돼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송 회장은 대표에서는 해임됐지만, 사내이사로서는 임기가 남아있어 다음달 1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모자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주식담보대출 재원 마련 관건…분쟁 재점화에 '오버행' 우려
[이미지출처=한미약품 홈페이지]

[이미지출처=한미약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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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의 분쟁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은 상속세 및 주식담보대출 미납 사태다. 한미그룹 오너일가에서 내야할 미납 상속세는 2644억원에 이르며, 상속세 납부를 위해 받은 주식담보대출도 5379억원에 이른다.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든 수혈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담보로 걸려있는 주식들이 강제매각돼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오버행(overhang)'이 발생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송 회장과 임종윤·종훈 형제측 모두 과반 이상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보니 지분매각이 어느방향으로든 신속히 결정되기 어렵다. 현재 임종윤·종훈 형제측이 확보한 지분은 우호지분까지 모두 합쳐 약 38.4%, 송 회장 측 지분은 32.95% 정도로 추산된다. 지분 6.6%를 보유한 국민연금 등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주주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얼마든지 의사결정이 번복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오너 일가는 양측 모두 경영권을 보장해주면서 유동성을 공급해줄 투자처를 찾고 있지만, 양측이 화해해 지분매각 방식을 하나의 방향으로 통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사결정이 언제든 번복될 수 있는만큼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태다.


결국 분쟁이 길어질수록 한미약품의 경영에도 악영향이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이 형제 측 승리로 일단락됐으나, 시장에는 아직 내부갈등 및 추후 비즈니스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며 "한미사이언스의 기업가치 하락이 이어져 상속세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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