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서 엔진 정지 한 에어부산 항공기, 긴급 회항한 까닭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2012년 5월25일 오전 9시11분. 김포 행 에어부산 B737-500 여객기는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가뿐히 이륙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여서 이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고도 '1만1500피트(4.5㎞)'에 올라 순항궤도에도 진입하기 전 갑자기 항공기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이륙 후 겨우 6분이 지났을 때였다. 두개의 엔진중 하나인 오른쪽 엔진의 출력이 떨어지더니 이내 멈춰 섰다.
이들은 인천, 김해 관제소 등과 교신을 주고받으며 왼쪽 엔진만으로 9시34분께 김해공항으로 회항했다. 23분간 짧은 비행을 한 승객 121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고 당시 항공기 엔진의 배기가스 온도는 섭씨 1194도까지 올라가 제한치를 넘어섰다.
엔진 내 고압압축기에서 압축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장치의 연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과 에어부산은 해당 엔진을 660시간이나 사용했음에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는 외주 수리 후 엔진을 인도받으면서 해당 부위에 결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의 엔진 인수시 점검 절차 자체가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정비 기술력이 없는 항공사들의 경우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라며 "외주 수리 후 엔진의 성능은 점검해도 다 뜯어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의 원인은 밝혔지만 누구의 책임이라고 지목하기는 어려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사고조사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루프트한자 테크닉 아일랜드에 재발 방지와 사고 사례 교육 등 3건의 안전권고를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에는 외주 수리 후 점검 시 문제 장치의 연결 상태 확인 등 2건을 지시했다. 에어부산은 엔진 외주수리 후 아시아나항공에서 수행하는 수령점검 검사업무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인천국제공항 내 제 2격납고를 개장하고 엔진, 항공부품 등에 대한 중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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