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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62세 '남격합창단원'의 새로운 도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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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메이커]고령화시대 은퇴지도 그리기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청춘합창단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방영된 청춘합창단의 오디션 장면은 감동적인 무대였다. 전국에서 3000명이 지원했고, 오디션 심사를 통해 40명의 합창단원이 뽑혔다.
청춘합창단의 평균 나이는 62세. 언뜻 나이만 보면 ‘청춘’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탁월한 노래 실력과 간직한 꿈으로 보자면 청춘 그 자체였다. 70대와 80대에도 감춰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중년기를 맞아 삶의 무게 때문에 잊혀지거나 억눌린 꿈을 찾아 나섰다.
우리 사회에 꿈의 ‘청춘합창단’은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몸은 늙었어도 마음만은 청춘이라고 외쳤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나이든 청춘’으로 바뀌었다.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 버니스 뉴가튼은 젊고 활동적인 55세부터 75세까지의 젊은 고령자를 영 올드(young-old)라고 불렀다. 영 올드는 계속해서 성장과 배움을 추구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과거의 고령자를 바라보는 기준은 영 올드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령만으로 시니어 세대의 능력을 폄하하는 낡은 고정관념을 비판했다.

장수혁명은 이렇게 우리의 인생지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인생 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30년의 인생 보너스를 얻고 있다.

즉 주된 직장에서 55세에 퇴직한 후에도 약 30년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정년퇴직은 노년기의 시작을 의미했다. 이제 정년 퇴직을 했다고 해서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젊게 바라본다.

2005년 노년학자 켄 디치왈도는 20개국의 55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은 실제 나이보다 17살 더 젊게 생각했다.

저명한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는 인생주기를 4단계의 연령기로 구분했다.

인생의 중간단계에 나타난 30년을 제3연령기로 규정했다. 이 30년은 노년기가 아니라, 새로운 중년기라고 했다.

그는 20년 동안 새로운 중년기에 들어선 사람들을 연구했다. 이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학습과 성장 노력을 통해 노화를 늦추고 자기실현을 추구해 나갔다.

그는 새로운 중년기는 50세부터 75세 또는 80세까지 해당하고 성취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계속 배울 수 있고, 성장하는 시간으로 파악했다.



뉴가튼과 새들러가 지적한 것처럼, 오늘날 시니어 세대는 역동적인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베이비부머의 67%는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어했다. 71%는 노후에도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베이비부머의 3분의 2는 제2의 커리어를 추구하고 있다. 은퇴 커뮤니티에서 한가하게 골프 치는 인생을 그리지 않는다.

일본의 55~59세 근로자들 중 78%는 60세 정년 후에도 계속해서 일하려고 한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70대 현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년연장과 근로조건 개선 등의 제도적 지원으로 화답했다.

연령에 관계없이 인간에게 사회활동은 삶의 본질적인 요소다.

많은 베이비 부머들은 일을 중단하지 않고, 새로운 정체성과 목적의식으로 새로운 중년기를 맞이하고 있다. 40대, 50대의 중년기와 동일한 사회적 욕구를 갖고, 새로운 활동과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정년퇴직 후 60대에 오랫동안 꿈꾸던 사업을 시작하고, 7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의 커리어를 갖기 위해 배우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결 같이 늘어난 중년기로 인해 자기실현의 기회를 얻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시니어들에게 인생 보너스 기간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부족한 노후소득 때문에도 대부분의 시니어는 계속해서 일해야 한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 재취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노후보장제도가 미흡해 근로소득에 의존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일반 기업체의 퇴직연령은 55세 전후가 가장 많다. 하지만 노동생명표를 보면, 현재 55세 남성 취업자는 67.8세까지 일하고 있다.

대부분 근로소득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를 완전히 떠날 수 없다. 일과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는 ‘은퇴’를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보스턴 대학의 노년학자 나탈리 카보트는 은퇴 관행을 다음과 같이 꼬집어 말했다. "아무도 갑자기 흑인과 유태인이 될 수 없는데, 사람들은 갑자기 은퇴자가 되어 사회적 약자로 전락한다." 은퇴에 따라 겪게 될 엄청난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불안을 빗대어 말하고 있다.

역시 준비하면 불안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늘 노후준비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비단 재무적 준비만을 뜻하지 않는다. 30년의 중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30세에 입사해 55세까지 열심히 일했다. 이제는 55세부터 80세까지의 두 번째 커리어 목표를 세워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인생 후반부에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 수 있다.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거나 창의적인 일에 몰입할 수 있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고, 부족한 연금소득에 의존하면서도 계속해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생애발달심리학에서 인간은 항상 변화하며 발달과 진보를 거듭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지금의 시니어 세대는 계속해서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감춰둔 꿈을 펼치고 새로운 꿈을 찾고 있다. 배우면서 계속 성장하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시니어 세대의 삶의 욕구를 충족하도록 사회의식과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형종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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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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