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객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찡그린 얼굴을 의미하더군요. 누구나가 다 싫어하겠죠. 첫 만남부터 똥상을 한 캐디를 보면 라운드 전날 밤의 설레는 마음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슴앓이를 하면서도 겉으로는 웃는 척을 하는 거지요. 고객들은 그러나 참 귀신같이 이런 억지웃음을 금새 파악하십니다. 아무리 티를 내지 않으려 해도 어떻게 아시고는 "뭐 안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보십니다. 제가 몇 번 경험해보니 똥상은 얼굴 표정보다는 눈빛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눈을 마주치게 되면 눈망울 속에 고단함이 보이는 게지요. 두 눈을 가지고 있는 한 마음을 속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속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하면 모든 일들이 다 엉망진창이 되는 게 당연한 일인가 봅니다. 고객님들과의 라운드가 즐겁기보다 개인적인 감정이 마음속에 가득 차 있으면 기분에 따라 눈빛이 달라지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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