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갈등은 감정싸움으로 치달아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좋아졌다며 은행 측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은행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신규 대출회수 및 신규여신 취급 중단 조치를 결의한 데 대해 현대그룹은 반발해왔다.
이런 감정싸움은 무엇보다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고 싶은 현대그룹의 욕구를 주채권은행이 거부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그룹은 작년까지의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은행단이 자신을 옥죄지 말고 올 상반기 호전된 실적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의 주주인 현대건설을 인수해 소유구조를 안정시키려는 것이 현대그룹의 속내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채권은행 등 채권단은 규정과 원칙을 강조한다. 현대건설 인수가 현대그룹 경영에 무리가 돼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기업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자본주의 원칙이다. 잘못됐을 경우 경영자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는 전제 아래 은행 측은 기업의 융통성있는 사업결정을 용인해줬으면 한다. 현대 측이 지적했듯이 업종의 특성을 반영할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끝내도록 조정에 나서고 재무구조약정에서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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