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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쏟아지는 정보와 오류…"답은 수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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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집하고 다양한 현실 문제, 수학으로 해설
"진실·거짓 정보 판단할 무기"
"실수보다 중요한 것은 대응"

"지구 평균 기온이 조금 오르는 게 큰 문제야?"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약간의 온도 상승은 우리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한다.


기온의 평균만 살피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더 나쁘다. 기후모델에 따르면 우리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오른다. 하루 일교차를 떠올리면 대수롭지 않은 변화겠지만, 우리 삶을 좌우하는 것은 일반적인 기상 조건이 아니라 홍수와 폭염, 눈보라를 몰고 오는 특별한 날들이다. 작은 기온 변화는 40도 이상의 위험한 날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즉, 극단적인 날씨가 더 자주 나타난다는 말이다. 기온의 정규분포를 볼 때 극단 값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빵 굽는 타자기]쏟아지는 정보와 오류…"답은 수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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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힘'의 저자 올리버 존슨 브리스틀 대학교 정보이론 교수(수학대학 통계과학연구소 소장)는 "수학이야말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이용할 만한 올바른 도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어떤 질문에 대한 수학적 기법은 감정과 개인적 편향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통찰을 주며, 핵심적인 수학적 도구들을 사고 과정에 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질병 관련 통계를 알기 쉽게 해설해주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쏟아지는 정보와 오류 속에서, 통계에 대한 수학적 견해를 확보한 사람들은 숫자를 통해 우리 사회 질병 동향을 간파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


"수학적 사고는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상황들을 파악하게 해주고, 그것들을 잘못 해석해 헤매는 일이 없도록 해준다." 책에선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방법인 다양한 '수학모델'이 제시된다. 가령 한 축구팀이 시도한 슈팅을 분석해 얻은 분수 형태의 득점 결괏값을 모두 더하면 한 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전체 기대 득점 값이 나온다. 기대 득점을 계산하는 방법들은 수학모델을 활용하는 금융공학에도 적용된다. 금융시장은 시장 자체의 변동성 등을 반영한 주식을 기반으로 거래하는 파생상품을 만들어낸다.

통계학의 한 분야인 베이즈 추론은 애플 시리의 음석인식, 자율주행의 차량 제어 등 다양한 기술에 활용된다. 다량의 훈련 데이터가 있다면 누군가 마이크를 통해 특정 단어를 말할 때, 마이크가 그 단어를 수신할 경우 제대로 알아들을 확률을 알아낼 수 있다. 이후 베이즈정리를 이용해 반대로 마이크에서 어떤 소리를 수신했을 경우 사람이 그 단어를 말했을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저자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을 경계하고, 실수를 인정할 용기를 강조한다. 필터 버블이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용자가 필터링된 정보만 받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기예보, 주가전망 등은 현실의 현상들이 일련의 자연법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모든 것을 정확히 모델링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예외적인 데이터 표본에서 보이는 것만큼 상황이 좋거나 나쁠 가능성은 작다. 추가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중용의 원리를 따르면 편향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저자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실수 이후의 대응 방식이다. 틀린다고 해서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깊이 성찰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치인들이야 유턴을 하면 욕을 먹겠지만, 과학자로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수학의 힘|올리버 존슨 지음|노태복 옮김|더퀘스트|336쪽|2만원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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