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로에 놓인 구조개혁…尹, 야당 설득 나설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구조개혁이 기로에 놓였다. 야당이 거부하면 어떤 법도 통과할 수 없는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구조개혁의 방향을 바꾸거나 어떻게든 반대 세력을 설득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개혁을 외치기만 하고 실현하지 못한 ‘식물정부’로 전락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11일 개표 결과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야권이 차지한 의석은 190석 안팎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법안 단독의결은 물론, 법안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도 가능하다. 소수 여당의 무기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도 강제 종료할 권한도 확보했다. 여당이 아무리 반대해도 야당이 원하면 어떤 법이든 통과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로써 노동·연금 개혁 등 윤석열 정부가 표방해 온 구조개혁의 주도권은 야당이 거머쥘 전망이다. 구조개혁의 핵심 사안은 대부분 국회 동의가 필요한 입법 과제다. 야당이 190석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 지형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목소리를 상당 부분 반영해야 한다. 특히 야당이 정부의 3대 개혁 상당수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기 때문에 기존 법안은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근로시간 유연화’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주 52시간’의 틀을 유지한 채 일부 업종·직종에서 유연화를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선거유세 기간인 지난달 13일 “겨우 정착된 주 52시간 노동을 되돌리고 주 69시간 제도로 퇴행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노란봉투법 재추진 가능성도 커졌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노조법 2조), 파업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 범위를 제한하는(노조법 3조) 게 골자다. 지난해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됐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무산됐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야당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노란봉투법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야당 동의 못 구하면 꼼짝없이 '식물정부'

연금개혁 역시 야당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연금부문은 국회연금특별위원회 내 공론화위원회가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위와 공론화위 자체는 여야가 동수로 참여하지만, 국회 내 야당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간 정부에서는 연금의 ‘건전성’을 강조해 왔지만 앞으로 ‘보장성’을 중시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개각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총선 결과를 반영해 국정쇄신용 개각에 나서면 대상 부처의 정책 마련 속도가 늦어지게 된다. 특히 노동개혁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개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추후 개각 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야당도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무력화하는 200석 확보에는 실패해 법안의 무조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야당이 낸 법안을 정부가 거부하면 임기 내내 정부와 국회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수 있다. 21대 국회처럼 야당 주도의 국회가 법안을 발의·의결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장면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각종 개혁입법이 줄줄이 좌초하면서 ‘식물정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료들은 총선 결과에 대해 극도로 함구하면서도 더 어려워진 국회 지형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대부분의 개혁정책이 입법과제라 공무원들로서는 국회 설득에 훨씬 더 공을 들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尹 "부처님 마음 새기며 국정 최선 다할 것"…조국과 악수(종합2보) 尹 "늘 부처님 마음 새기며 올바른 국정 펼치기 위해 최선 다할 것"(종합)

    #국내이슈

  •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여배우 '이것' 안 씌우고 촬영 적발…징역형 선고받은 감독 망명

    #해외이슈

  •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비계 삼겹살' 논란 커지자…제주도 "흑돼지 명성 되찾겠다"

    #포토PICK

  •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크기부터 색상까지 선택폭 넓힌 신형 디펜더

    #CAR라이프

  •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