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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달러 주고 산 '공군2호기'…37년만에 교체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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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도입…5공 청문회때 핵심 이슈 되기도
수리와 부품교체로 매년 수십억원 유지비용
공군이 도입해 정비까지 도맡아…실질적 1호기 평가
교체 놓고 어김없이 진통…"기종 선정은 현 정부, 새 기기 운용은 차기 정부"

대한민국 공군 2호기 /

대한민국 공군 2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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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한민국 공군2호기가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전용기는 일반적으로 공군1호기를 가리켰고 교체와 임대 여부도 그간 1호기에 쏠렸다. 하지만 2호기는 정부가 구입한 대통령전용기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1호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군2호기는 40인승 규모의 '보잉 737-3Z8' 기종으로, 5공화국 시절인 1985년 8월 도입됐다. 소형 여객기를 기반으로 제작돼 단거리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보니 주로 국내와 인근 국가 순방에 이용됐다.

공군2호기는 실질적인 공군 1호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공군1호기는 대형기종으로 민항사인 대한항공에서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정비부터 운행까지 공군이 아닌 대한항공에서 맡고 있어 전용기보다는 '전세기'라는 표현이 정확하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군에서 정비와 운행을 책임지고 있는 2호기가 엄밀히 '공군 1호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간 공군 2호기의 활동은 적잖았다. 지난 정부만 하더라도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 중 백두산을 방문할 때 2호기를 이용했다. 같은 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특사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할 당시에도 공군 2호기가 투입됐다.


2019년 문 전 대통령의 동남아 3국 순방 당시에도 쓰였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방문을 앞두고 한국에 있던 '공군 2호기'는 급하게 호출 명령을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동남아에 '공군 1호기'를 타고 왔지만 앙코르와트로 가는 관문인 시엠레아프 공항 규모가 작아 1호기가 착륙할 수 없었던 탓이다.

대통령 외 다른 인사들이 탑승한 사례도 적지 않다. 2018년 9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공군 2호기를 사용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8년 인도를 방문하기 위해 공군 2호기를 썼다. 현직 대통령 부인이 단독으로 외국을 방문한 건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한 뉴욕 방문에 이어 16년 만이었다.


하지만 40년 가까이 운항하다 보니 수리와 부품 교체를 반복하며 수명을 늘려왔지만 더 이상 유지는 어렵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유지비용도 골칫거리인데다, 정치권에서조차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년 막대한 유지비용을 대는 것보다 교체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군에 따르면 공군 2호기의 유지비용은 2016년 18억9600만원, 2017년 13억9700만원, 2018년 55억9800만원, 2019년 39억3500만원이 들어갔다.


그렇다고 막대한 세금을 한 번에 쏟아내며 새 비행기를 구매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매번 민심과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도입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공군2호기 도입은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홍콩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988년 4월 "전두환 정권이 1985년 보잉 737기 2대를 대통령 전용기로 구입했고, 미사일 감지할 수 있는 전자방어장치 등 특수시설을 갖추는 등 특별주문해 동종 비행기보다 2배 이상 고가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잉737기 가격은 3000만달러 전후인데, 공군2호기는 대당 7500만달러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야당은 5공 청문회 조사 대상에 전용기 구입 과정을 포함하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보도 이후 20년 전 구입한 프로펠러 항공기가 노후화해 안전상 위험이 높아 기체와 부수장비를 포함해 4000만달러에 1대를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정부는 공군 2호기 교체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관계자 역시 기자들과 만나 "공군 2호기의 운영을 위해서 비용, 운영 효율성, 전력화 시기 등을 고려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꺼냈다. 이는 전 정부 시기인 2018년 7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공군 2호기 도입안이 의결된 데 따른 조치다.


공군 1호기와 2호기에 더해 1대를 추가로 임차해 총 3대를 운영하는 방안이 초안이었지만 결국에는 2호기만 신규 구매해 총 2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 공군 2호기는 보잉 737-3Z8보다 큰 항공기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업 추진 방식에 따라 도입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기종 선정은 현 정부 임기 내에 가능할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 있다.


대통령실 역시 공군 2호기 구입 검토는 진행 중이라는 상황을 전했다. 다만 "결정된 것은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정부의 건전 재정 유지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불필요한 곳에 재정이 투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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