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걸린 신종 보물찾기 유행
도심 전봇대 등 다양한 곳에 숨겨
"영상 속 장소 알면 자유롭게 취득"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캐치 캐시(Catch Cash·현금을 잡다)'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다양한 장소에 돈을 숨긴 뒤 이를 찾는 사람이 돈을 갖는 일종의 '보물찾기'다.
구석구석에 현금과 함께 스마일 스티커 숨기는 '캐치 캐시' 유행…"특정 지역 계정·종교 전도로도 확장"
30일 '캐치 캐시'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42개 '캐치 캐시' 챌린지 영상이 올라와 있다. 계정주 A씨는 현금이나 상품권을 접어 스마일 스티커 뒷면에 숨긴 뒤 특정 장소에 붙여 둔다. 금액은 1000원부터 10만원까지 다양하다. 식사권이나 쿠폰 등도 활용된다. A씨는 영상을 통해 해당 장소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누구든지 스티커를 찾아 현금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충북 청주에서 시작한 이 챌린지는 서울·수원·대구·울산 등 전국 각지로 확산했다. 전봇대, 공원 벤치, 전망대 난간 등 현금을 숨기는 장소도 다양하다. 위치에 따라 난이도를 별의 개수(1~5개)로 표시하며, 영상에서 장소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개념 '보물찾기'에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올라온 영상은 이날 오전 기준 조회 수 1300만회에 가까워졌고, 돈을 숨긴 위치를 궁금해하거나 자신의 지역에도 와달라는 등의 댓글도 수천 개가 달렸다. 챌린지 초기 일부 누리꾼들은 "영상만 찍고 스티커를 떼가는 거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A씨의 "숨기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과 함께 스티커를 찾았다는 인증 글이 잇따르면서 이 같은 의심은 사그라든 상태다. 또 해당 챌린지가 인기를 끌자 특정 지역에서만 챌린지를 진행하는 비슷한 계정들도 생겨나고 있다. '캐치 캐시'를 기독교 등 종교 전도에 활용하는 계정도 만들어졌다.
1300만회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한 '캐치 캐시' 영상. 스마일 스티커 뒤에 현금을 숨기고 특정 장소에 스티커를 부착해 이를 찾도록 하는 신개념 보물찾기다.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우리 병원에 와주세요" 사연에 직접 출동도…"힘든 시기 스마일 스티커에서 받은 위로 전하고 싶어"
감동적인 사연도 전해졌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아이가 심심하다며 병원에 스티커를 붙여달라는 요청을 했고, A씨는 영상을 통해 "꼭 병원에 스티커를 붙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항암센터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직접 스티커를 붙인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는 "얼른 나아서 두 발로 스티커를 뗄 날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최근 SBS '모닝와이드'에 출연해 이 같은 챌린지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가게를 폐업하고 의기소침해졌는데 어느 날 길을 가다 스마일 스티커가 붙은 걸 우연히 봤다"며 "스티커를 보고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A씨는 "제가 느낀 행복을 이 스티커를 통해 다들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스티커만 붙어 있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까 그 안에 돈을 숨겨서 붙여보게 됐다. 찾은 분들이 기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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