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가상통화 거래소 대표 사기·횡령 혐의로 구속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가상통화(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기업부터 가상통화 거래소까지 코인을 둘러싼 사기행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상통화를 둘러싼 거품이 걷혀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말 롱핀의 시가총액은 지두닷컴을 인수한 뒤 이전보다 약 10배 가까이 오른 30억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SEC의 소송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잡음이 이어졌던 롱핀은 지난달 말 러셀2000 및 러셀3000지수에서 퇴출되며 '주식사기'의 오명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가상통화의 열풍을 이용한 주식사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상통화 관련 사기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면서 SEC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에는 가상통화 '센트라코인'을 만든 센트라테크의 소랍 샘 샤르마와 로버트 파르카스 공동창업자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1일(현지시간) 당국에 의해 체포된 뒤 구속됐다.
그 밖에도 SEC는 최근 가상통화 관련 자산을 다루는 헤지펀드 100여곳을 조사할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가상통화 관련 사기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7일 새벽 2시께 업무상 사기·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와 임원 홍모씨, 소형 가상통화 거래소 A사의 대표 최모씨와 임원 박모씨 등 총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가상통화 거래소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거래소 법인 계좌에 있는 고객의 자금 수백억원을 대표자나 임원 명의 계좌로 빼돌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거래소는 가상통화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한 대가로 거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이들의 경우 실제 거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
업계에서는 가상통화 및 관련 사업에 대한 거품이 걷어내며 정상궤도로 올라서는 과정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가상통화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없고 규제 또한 없는 상태에서 진짜 사업과 사기가 무분별하게 뒤섞인 혼탁한 모습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상통화 거래소의 경우 통신판매사업자인만큼 '온라인쇼핑몰' 수준의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개설할 수 있었다.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정 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할 필요도 없고 전산 및 보안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거래소들은 자체적으로 도입한 안전장치와 투명한 운영을 강조했지만 이 같은 사건이 터지면서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압구정 현대 80억에 산 92년생 집주인…알고보니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