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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러 들어간 남성 5명, 순식간에 의식 잃고 쓰러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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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40%…다른 재해보다 40배 높아
눈에 띄지 않아 치명적, 여름철 사고 빈번

지난 21일 충남 보령에 정박 중이던 한 어선에서 작업자 등 5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생선을 보관하고 있던 창고를 청소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가, 썩은 해산물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창고에 있던 해산물은 생선과 꽃게를 합쳐 약 4㎏ 정도였지만 순식간에 성인 남성이 정신을 잃을 만큼 유독했다.


경기도에 있는 한 건축 현장[사진=아시아경제DB]

경기도에 있는 한 건축 현장[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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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산업 현장의 밀폐공간 질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질식사고는 작업자가 사고 위험성을 눈으로 인식하기 어렵고, 한 번의 호흡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밀폐공간 질식사고는 모두 174건이었다. 같은 기간 사고로 인해 338명이 밀폐공간 질식사고로 산업재해를 입었는데 이 가운데 136명이 사망했다. 재해자 10명 가운데 4명이 사망한 것으로, 같은 기간 다른 사고성 재해의 사망률(0.98%)을 크게 웃돈다.


밀폐공간 질식사고의 사망률이 특히 높은 이유는 작업자가 사고 위험성을 눈으로 판단할 수 없어서다. 인체에 해로운 황화수소, 메탄 등 유독가스는 색깔을 띠지 않는 무색의 기체다. 질식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오·폐수 처리시설과 정화조, 축산 분뇨 처리시설, 빗물·하천·용수가 있던 수로나 맨홀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작업자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내부로 들어가면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정신을 잃게 될 만큼 치명적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추락재해 등 다른 사고성 재해는 작업자가 미리 사고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지만 질식사고는 작업자가 사전에 위험성을 눈으로 인지할 수 없다"며 "눈에 띄지 않지만,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해로워 사망률은 모든 사고성 재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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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이 같은 사고의 위험성이 더 커진다. 유기물이 부패하면 산소를 소모하는데,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 부패 속도가 빨라져 그만큼 산소가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기온을 낮추기 위해 냉매 가스를 사용할 경우 프레온가스가 생성돼 산소 농도를 빠르게 감소시키기도 한다. 실제 지난 10년간 발생한 밀폐공간 질식사고 174건 가운데 30%가량인 52건은 여름철에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작업 현장에서 수시로 환기를 하고 산소 농도 측정기를 사용하는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갑철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아주 밀폐된 공간일 경우 약간의 유독가스로도 정신을 잃을 수 있는데 여름철엔 유독가스 생성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며 "작업 전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을 확인해야 하고, 작업 전후로 수시로 환기를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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