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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증시 투자에 지켜야할 4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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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신흥국 증시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높은 경제 성장률이 곧바로 투자 수익률로 연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흥국 증시의 투자 매력도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

리서치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약 500억달러에 이른 반면 선진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80억달러로 집계됐다. 10월 첫째주(6일 마감 기준)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3년래 최고인 60억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을 웃도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 증시는 2009년 한해만도 75% 급등했다. 반면 S&P500지수는 23%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꺾일 줄 모르는 신흥국 증시에도 하방 리스크는 엄연히 존재한다. 증시는 성장률 전망치의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약 10%이며 싱가포르는 15%에 이른다. 이는 3% 미만에 그친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것.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의 성장률이 조금이라도 하향된다면 증시가 의외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과 증시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큰 변수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는 1970년대부터 32개 증시를 분석한 결과 경제 성장률과 증시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스웨덴은 1970년대부터 2002년까지 1.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그쳤지만 스웨덴 증시는 같은 기간 8% 이상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1988~2002년 5%대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증시는 단 0.4% 올랐다.
리터 교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을지라도 기업들이 매출 및 순익 증대를 위해 충분한 자본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새로 진입하는 업체들과 자본 및 노동력 확보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기업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신주를 발행할 경우 주식 가치가 희석(주가 하락)될 수밖에 없으며, 신흥국 기업들의 구태의연한 지배구조 역시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신흥 증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던 저평가 재료 역시 이미 사라진지 오래라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의 인덱스펀드인 뱅가드는 미국과 신흥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가드는 “신흥국 증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경제성장률 때문이 아니라 저평가된 주가 때문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번스타인 파이낸셜 어드바이서는 “투자자들은 신흥국 증시에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처음으로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좀 더 기다려보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흥국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4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과도한 투자는 삼가라’는 것. 전문가들은 신흥국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신흥국 증시가 전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시가총액 기준)인 10~15%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프로스트 인베스트먼트의 브래드 톰슨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선진국 증시를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며 “그러나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양쪽에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집중된 펀드는 피하라는 충고도 나왔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옳지만 , 투자대상을 광범위하게 다각화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때문에 신흥국 증시를 포함한 인터내셔널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장기적 투자는 단기간의 주가 급변동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신흥국 증시에 조정기가 닥칠 경우 투자자들은 자금을 단기간에 대거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신흥국이 견조한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한 증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회복될 것이며, 장기 투자자는 이로 인해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 역시 리스크를 피하면서 쏠쏠한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S&P500 기업은 미국 경제 성장률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건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 생활용품업체 콜게이트의 경우 신흥시장 경제와 큰 연관을 맺고 있다. 콜게이트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매출 및 순익 비중이 가장 높은데, 콜게이트에 투자함으로써 신흥국 경제 성장의 이득을 누리면서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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