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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①] 발레 강국, 러시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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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①] 발레 강국, 러시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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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러시아(모스크바) 강승훈 기자] 러시아는 유년시절부터 발레 영재를 양성, 종주국인 이탈리아를 뛰어넘어 세계 최강의 발레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모스크바국립무용학교(Moscow State Choreography Academy·이하 볼쇼이 발레학교)를 찾은 기자는 왜 러시아가 발레 최강국이 될 수 밖에 없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왔다.
러시아 발레는 실력만큼이나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볼쇼이 발레학교는 1773년 예카테리나 2세의 지시로 고아원에 설립됐다.

당시 발레 수업은 하루에 4시간, 일주일에 4일 교육이 이뤄졌다. 200년이 넘은 지금도 발레 영재를 키워내기 위한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교수진도 탄탄하다. 이 곳에서 어린시절부터 교육을 받았던 무용수들이 볼쇼이발레단에서 수석까지 지낸 후, 다시 후학을 키워내기 위해 볼쇼이 학교의 교사로 임용된다. 한마디로 되물림 교육인 셈이다.

볼쇼이 발레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는 신체검사, 두 번째는 의료 건강 검사, 세 번째는 춤 실력이다. 3개중에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합격할 수가 없다. 세 번째 춤 실력은 자신이 창작한 춤으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면 볼쇼이발레학교의 일원이 된다.
볼쇼이 발레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인원은 총 800명, 이중 1학년부터 8학년까지는 300명이다. 300명 중 외국인은 100명이고, 그 가운데 한국 학생은 8명이다.

수업은 평일 오전 9시 시작, 오후 6시에 끝나는데 한 학년은 남여 각각 15명씩, 30명이 단계에 따라 수업을 받고 있다.

1학년 때부터 4학년때까지는 기본기를 익히는데 중점을 둔다. 남녀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2인무는 5학년 때부터 가능하다. 참고로 볼쇼이 발레학교의 1학년은 한국의 초등학교 4학년으로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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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두차례의 실기를 통해 학생들이 평가를 받는다. 가장 중요한 시험은 5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라가는 시험이다. 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볼쇼이 발레학교를 떠나야 한다.

볼쇼이 발레학교의 주임교사인 루드밀라 골린첸코는 "5학년에서 6학년으로 넘어갈 때가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는 신체상의 변화가 크게 일어날 수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구분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발레와 맞지 않는 학생들은 일반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발레는 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귀띔했다.

볼쇼이 발레학교는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중·고등학교 과정과 5년의 대학·대학원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볼쇼이 발레학교는 러시아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러시아 국적을 갖고 있는 발레 영재들은 학비가 무료다. 또한,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 유학생들은 정원외로 선발되지만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외국 유학생들에게는 학비를 받는다.

이날 볼쇼이 발레학교 측은 3학년 남자, 4학년 여자, 6학년 남자, 6학년 여자 수업을 공개했다.

볼쇼이 발레학교의 연습실을 들여다보자, 신기한 광경이 연출됐다. 바닥이 10도정도 경사진 것.

이에 대해 루드밀라 골린첸코는 "발레는 오래전부터 귀족들이 향유하는 문화였다. 무용수들은 귀족들이 공연을 잘 볼 수 있도록 기울어진 무대에서 공연했다. 그 전통이 이어져오면서 지금도 볼쇼이극장은 약간 경사가 졌다. 무용수들에게는 힘들 수도 있지만, 당시 귀족들은 그들만 즐기면 된다고 생각 때문에 그렇게 무대를 꾸며놨다"고 설명했다.

볼쇼이 발레학교의 학생들은 무용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국어 수학은 기본이다. 무용학, 예술학, 민속춤, 현대춤, 모던댄스, 체조 등도 배운다. 무용 실력만 갖춘 무용수를 뽑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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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발레학교는 국가가 재정적으로 뒷받침해주지만,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아직 발레를 가르칠만한 학교가 없다. 동네에 있는 무용학원들이 고작이다. 이도 입시발레 위주가 되다보니 실력있는 학생들을 키우기보다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발레로 전락해버렸다.

무용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외국 유수의 발레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 한국도 발레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쯤에서 발레에 대한 국가적인 비전과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볼쇼이 발레학교가 있는 건물은 1967년 건립됐다. 볼쇼이 발레학교는 3층 건물이며, 1층에는 행정실과 교수 연구실, 식당, 소극장 등이 갖춰져있고, 2층에는 20여개의 발레 연습실, 3층에는 기숙사, 도서관, 음악실, 일반 강의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서 학생들의 편의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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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모스크바) 강승훈 기자 taro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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