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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중국에 너무 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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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중국이 세계의 제조공장과 동시에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한국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EU 등 주요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중국이 한국경제 교역과 외화벌이(무역흑자)의 유일한 탈출구 노릇을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출구전략을 시행하면서 대외변수에 약한 우리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1992년 8월 한중 수교 당시 64억여달러에 불과하던 양국 교역액은 최고 정점이던 2008년 수출 913억8900만달러, 수입 769억3000만달러로 1683억1900만달러로 26.4배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교역규모가 줄면서 수출은 5.1%감소한 867억300만달러, 수입은 29.5%감소한 542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 2004년 최대교역국 부상, 2007년 수입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대상국이 됐다.
◆대중국 무역의존도 20.5% 1위...수출비중 30% 육박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1992년 2.9%에서 2003년 15.3%로 대일 의본도 14.38%를 추월했고 2004년 16.59%로 대미 의존도 15.84%를 넘었다.2008년 19.63%에서 2009년 20.5%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수입증가율보다 수출증가율이 훨씬 앞서기 때문. 대중국 수출비중은 1992년 3.5%에서 2007년 22.0%, 2008년 21.7%, 2009년 23.9%를 거쳐 올 1월 1∼20일까지 29.8%로 급등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중국 수출총액(867억달러)은 2위 미국(376억달러),3위 일본(217억달러)의 합계보다 높다. 올 1월 20일까지 수출액은 53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8.5%나 급증했다.

무역수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양국간 무역통계가 작성된 지난 1970년 이후 2009년까지 대중국 무역흑자 누적액은 1710억8700만달러에 이른다. 한중수교가 체결된 1992년 이후 적자를 기록했다가 93년부터 매년 흑자를 냈다. 특히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누적흑자액은 1603억2000만달러로 누적흑자액의 93%가량을 최근 10년새 냈다. 이에 비해 대일본 무역수지는 1965년부터 2009년까지 45년간 3715억5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최근 10년간에는 2196억92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해 513억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한 부품소재산업에서도 중국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가별로는 중국으로부터 338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국가전체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일본으로부터 201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을 만회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반도체ㆍ액정 관련 전자부품 수출이 278억달러로 25.6%증가하고 수송기계부품이 27억달러로 35.6%증가하는 등 수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부품소재산업에서 중국은 지난해 수출 비중 35.9%, 수입비중 23.0%로 각각 1,2위로 부상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2006년 이후 부품소재 무역수지 흑자가 전산업을 상회하고 경기침체 속에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중국 부품수출에 의존한 흑자구조와 대중국 의존도 심화는 과제"라고 말했다.

◆중국 출구전략 실행.. 韓 교역조건 악화 우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중국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 경제의 취약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설 경우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수출입 규모가 줄고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교역조건과 무역수지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연초부터 국채 발행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상,신규대출 억제지시 등 출구전략 실시하고 있다. 3개월과 1년만기 국채 발행 금리를 각각 0.04%p,0.08%p인상하고 지급준비율도 0.5%p높인 16.0%로 인상했다. 이는 경기 회복후 지속적으로 중국 기업의 신규 대출 및 외국인직접투자(FDI)유입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통화량 확대,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물가상승폭확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주가상승, 주택가격상승으로 인한 자산 가격 버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출구전략은 우리 경제에 단기적으로 원화가치 동반 상승(환율 하락) ,수출감소,자산가격 변동성 증대,성장둔화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 당국도 고민에 빠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중국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 중국 경제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중국 경제가 올해 자산시장 거품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금융이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대중국 수출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수출측면에서는 중국의 의존도가 우리의 취약점"이라며 "(1월) 수출에 반영된 것은 2~3개월 전에 계약한 것이어서 중국이 긴축정책을 강화하면 대중 수출이 약화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내수가 30%이고 70%정도는 미국 등 다른 지역에 수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며 대중국 수출비중은 1월 30%에 육박하다 연간으로 24%수준이 될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비중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기 때문에 인도나 아세안,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출구전략은 국내 수출여건 악화로 이어져 경제 활력을 저하할 수 있기 때문에 출구전략 실시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고용부진,가계부채 등 불안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국내 출구전략 실시 시기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어 "위안화 가치 절상에 의한 원화 환율의 급격한 절상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환율 미세조정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수출둔화와 성장둔화로 인한 대중국 수출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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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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